포근하다(형용사)
1. 도톰한 물건이나 자리 따위가 보드랍고 따뜻하다.
포근한 햇솜 이불
2. 감정이나 분위기 따위가 보드랍고 따뜻하여 편안한 느낌이 있다.
대지는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하다.
3. 겨울 날씨가 바람이 없고 따뜻하다.
날씨가 봄 날씨처럼 포근하다.
<표준국어대사전>
내가 느끼는 포근하다라는 단어에 왜 촉감도 있고 따뜻함도 있고 편안함도 있을까 궁금했는데 사전을 찾아보니 실제 사용되는 의미가 3가지다. 뜻도 발음도 참 따뜻하고 예쁜 단어이다.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진다.
수많은 일들을 처리하고 녹초가 되면 나는 포근한 것들을 떠올린다. 포근한 음악, 포근한 이불, 포근한 팔베개. 모두가 나를 급속 충전 해 주는 것들이다. 이 중 나에게 포근한 음악은 딱 한 가지가 있다.
한올의 '깊이 잠들어요'
예전 고3 담임시절, 대입 원서를 쓰는 시즌이 되어 온 하루가 수업, 자소서 검토와 피드백, 원서 상담으로 꽉꽉 채워질 때가 있었다. 새벽 6시 반에 출근해서 밤 10시까지 정말 단 10분도 쉬지 못하고 학생들과 함께 상담하고 고민하던 날들이었다. 집에 갈 때쯤이면 더 이상 말을 하고 싶지 않은 정도로 완전히 넉다운이 되었다. 며칠을 그렇게 보내던 어느 날 우연히 듣게 된 이 노래는 퇴근하는 차 안의 공기를 완전히 포근하게 바꿔주었고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목소리, 멜로디, 가사까지 나에게는 너무 큰 위로를 준 노래이다. 이 노래를 통해 위로받은 기억이 너무도 강렬하여 지금도 완전히 녹초가 되는 날에는 꼭 이 노래를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