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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눈 Dec 29. 2022

글쓰기와 영어 말하기의 공통점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시작한 쓰담쓰담 글쓰기가 내일이면 끝이 난다.


시작할 때 가장 걱정되었던 것은 내가 쓰고 싶은 주제가 아닌 주어지는 주제를 가지고 글을 써나갈 수 있을까였다. 내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단어로 나에게서 어떤 생각을 끄집어낼 수 있을지 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참 놀랍고 신기하게도 일단 브런치 창을 열고 제목을 써넣고 나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정제되지 않은 생각들을 마구 꺼내어 늘어놓고 나면 글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었다. 마치 마법 지팡이로 기억의 자락을 끄집어내듯이 내가 인지하지 못했던 일들이 글감을 중심으로 뽑혀져 나왔다. 글로 쓰지 않았다면 그저 기억 속에 흩어져 있다가 잊혀졌을 것들이었다. 내 생각들이 활자가 되어 눈에 보이게 되니 그것을 통해 내 삶을 다시 보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되었다.


쓰담쓰담을 시작하기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인데도 나는 요즘 어떻게든 하루에 한 편의 글을 쓰고 있다. 글의 구조가 엉성하고 마무리가 부족해도 어찌 되었든 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늘 시간이 없다고 가장 뒷전으로 밀려나던 일이 약간의 강제성이 부여되니 또 이루어지는 것이다. 모든 일이 역시 마음먹기에 달린 일임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9월에 원어민 화상영어를 시작할 때에도 똑같은 의문이 있었다.


영어 공부는 2월부터 시작하게 되었지만 나는 화상영어를 선뜻 시작할 수 없었다. '단어를 좀 더 알아야 하지 않을까? 문법 공부를 좀 더 한 후에 시작해야겠다. 구문을 좀 더 알아야 대화를 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시작을 차일피일 미루었다. 하지만 벌써 몇 년째 실패하고 있는 영어 말하기를 올해만큼은 성공하고 싶었기에 9월에 겨우겨우 원어민 화상 영어와 영어학원 프리토킹반을 신청하였다. 다행히 프리토킹반은 한국인 선생님이어서 부담이 조금 덜했다. 처음엔 미리 할 말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단어도 미리 찾아보는 등 수업을 위해 따로 준비를 하였다. 하지만 수업에 들어가면 머릿속에서 문법을 생각하느라 말이 빨리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두 분 선생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보다 무슨 말이라도 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셨다.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고쳐나갈 수도 없고 더 나아질 수도 없다고, 부족하더라도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시작한 지 4개월이 된 지금, 나는 아직도 문법이 엉망진창인 내 맘대로 영어를 구사하고 있지만 내 생각을 상대에게 이해시킬 수 있는 정도로 말을 하고 있다. 정말 놀라운 발전이다.




4주간 매일 글쓰기를 하며 글쓰기와 영어말하기의 공통점을 깨달았다.


일단 해라.


많이 알고 잘해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내내 미루고 있던 일이었다. 하지만 잘할 수 있을 때를 기다리는 것보다 부족하더라도 일단 하는 것이 훨씬 빠른 길임을 느끼게 되었다. 글쓰기도 영어말하기도 일단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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