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속초맛집

속초 후포식당

by 시냇물

속초 토박이 분이 지난번 막국수에 이어 나에게 소개해 준 음식점이 하나 더 있다. 후포식당 생선조림 요리다.


내가 그에게 지지난 달 거진항에서 노장치 조림을 맛있게 먹은 이야기를 하면서 가격이 만만치 않더라고 했더니, 속초에 가격도 저렴하며 맛있는 생선조림 요릿집이라고 하며 알려준 곳이다.

이 집은 속초시내 선라이즈 호텔을 지나자마자 청초호 쪽으로 코너를 돌면 바로 오른편에 위치해 있다.


식당 외관도 별품 없고 큰 도로에서 스쳐 지나가는 좁은 골목이라 떠돌이 손님이 찾아오기는 어려운 여건이다. 이 식당을 잘 아는 지역민들이나 맛집 검색을 하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만 허용된 집이다.


이 집 메뉴는 생선조림이 주메뉴다. 아내랑 둘이 먹기에 ''짜를 시켰다. 가격도 매우 착하다.


점심시간이라 식당에는 여섯 팀이 식사를 하는데 한 팀 말고는 모두 이 집 대표 요리 생선조림을 먹고 있다.


이윽고 음식이 나왔는데 도톰한 찌개 냄비에 가득한 생선조림이 초벌로 끓여져 나왔다.

부르스타에 불을 붙이면서 바로 한입을 먹어보았다. 아직 양념 맛이 충분히 배이지 않아서인지 깊은 맛을 느끼지는 못했다.


한국음식은 충분히 끓어야 제맛이 난다는 데 기다릴 줄 알아야 하는가 보다. 특히 칼칼하며 매운맛과 단맛이 생선의 비린내와 조화를 이룬 구수하며 깊은 생선조림의 맛을 느끼려면...

조림요리에 든 생선들이 무슨 고기인지 제법 알겠다. 아내랑 함께 맞추어 보았다. 장치, 가자미, 가오리, 오징어, 코다리, 청어! 바닷가 생활 조금 했다고 생선들이 눈에 들어오는 게 신기했다.

조림이 충분히 익으니 맛도 더 나아진 것 같고 양도 푸짐했다. 그러나 이 집 조림요리는 단맛은 덜하고 생선 맛에 충실한 것 같다. 주인에게 물어보니 조림에 반건조 생선은 쓰지 않고 생물을 쓴다고 한다.

메뉴표에 장치와 망챙이가 재미있다. 두 고기가 예전에는 고기 취급도 안 했었는데 요즘은 몸값이 높아졌다.


장치는 명칭도 노장치, 벌레문치, 노생이 등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불리는데 거진 소문난 맛집 ‘이모네 식당’에서 먹어보니 달짝지근하고 칼칼하다고 할까 묘한 맛이 있었다.


속초 시내에 있는 이 집에서 장치 조림 가격이 거진 이모네 식당보다 싸다. 다음에는 무조건 장치 조림을 먹어야겠다.


망챙이는 아귀를 말한다. 망챙이탕으로 나오는 모양인데 삼숙이탕이라고도 한다. 곰치나 도치, 아귀같이 못생겨서 맛없을 것 같아 쳐다보지도 않았던 고기들이 요즘 부쩍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다.


못생겼다는 것도 지극히 인간들이 만든 자의적인 기준일 뿐 사실 그런 고기들이 더 맛있다는 걸 바닷가에 와서 배웠다.

점심시간대라서 그런지 손님들이 꾸역꾸역 들어온다. 궁금한 것도 많은데 넓지 않은 식당이라 눈치가 보여서 후일을 기약하며 일어섰다.


내가 이 후포식당에서 생선조림을 먹은 소감은 첫맛은 그저 그랬으나 갈수록 괜찮아졌고 결론적으로 ‘좋다!’이다.


왜냐하면 요리 종류에 따라 담백할 수도, 얼큰할 수도, 시원할 수도 있지만 식후 뒤끝이 중요하다.


그건 갈증 여부인데 나는 그것을 매우 중요히 생각한다. 그것은 이상한 인공 양념이나 식재료 넣지 않는다는 확실한 증거이기에...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