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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냇물 Mar 24. 2023

GT

GT 모델 차를 아시나요?


BMW 630i GT 6시리즈는 깡통버전도 9천200만 원대부터 시작되는 외제차다. 더 비싼 벤즈도 GT 시리즈가 있고, 현기차에도 GT 모델이 있다. 최근에 출시되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전기차 EV6 GT가 그 차다.  

GT 모델은 세단과 SUV의 중간형의 차량으로 먼 거리를 고성능으로 달릴 수 있는 페미리 세단차다.


여기서 GT는 이태리어로 그란 투리스모(Gran Turismo)의 약자로 영어로 Grand Tour라는 의미이다.


Grand Tour17세기 중반부터 유럽의 상류층 귀족 자제들이 사회에 나가기 전에 유럽 선진국인 프랑스나 이태리를 돌아보며 문물을 익혔던 여행을 말한다.


그 시절 유럽의 변방국이었던 영국의 귀족들은 특히 이 투어에 관심이 많아 자제들을 유럽 본토 선진국으로 수련여행을 보냈다.      


지도교사 인솔하에 2~3년간 마부, 요리사, 의사, 침실친구(?)까지 동행한 큰 규모의 여행으로, 비용도 만만치 않아 요즘 기준 연 2억 원 정도 되었다 한다.     

여행 코스는 파리를 먼저 들리고 스위스를 경유하여 이태리 주요 도시를 순방하다 최종 목적지는 로마를 다녀오는 여행이었다 한다.       


여행길 중 그 당시 유럽 최고 환락의 도시 베네치아엔 윤락녀들이 2만여 명이나 되었다 한다. 귀족들은 아들이 여색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난한 집 딸과 계약을 맺어 침실친구로 함께 여행을 하도록 했다고도 한다.        


당시 이들은 마카로니족으로 불렸는데 겉멋만 든 젊은이들에 대한 경멸적 별칭으로 ‘90년대 강남 부유층 자제들을 칭한 오렌지족과 같은 의미였다.     


하여튼 GT 기간 중 사설 아카데미에서 공부도 하고 인적교분을 하며, 명소를 방문하고 견문을 넓혀 국제감각을 갖춘 리더로서 자질을 함양시켰다고 하며, 후일 이들은 대영제국 시대의 주역이 되었다 한다.


이 비싼 여행은 나름 선견지명이 있는 투자였다. 한국의 비약적 발전도 교육열이 견인했다고들 하지 않는가?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역사가 있었다. 조선의 ’ 신사유람단‘이었다.      


서세동점의 절박한 시기인 1881년 선진국 일본의 근대문물을 배우기 위해 고종이 보낸 조사(朝士) 시찰단으로 12개 분야에 60여 명 규모였다. 


정부, 군사, 산업, 학술 등 제 분야를 74일간 파악하고 귀국했는데 특히 개방과 관련된 세관업무를 자세히 파악했다고 한다.    

이 사절단의 공식 명칭은 없지만 ’ 신사유람단‘으로 통칭된다. 조사(朝士)가 조선의 선비라는 의미임을 착안하여 후대의 역사학자가 붙인 명칭인 것으로 보인다. (혼란한 정국상황 속에 수구파들의 반대를 고려 비공식적으로 은밀히 보냄)     


신사유람단 견문활동이 나름 의미 있는 일이었지만 기울어진 나라를 구하기에는 너무 늦었었다. 이어서 조선말 격변의 혼란기, 일제식민통치, 남북분단, 한국전쟁 등 암울한 시대를 겪었다.     


그렇지만 잘살아 보겠다는 우리 민족의 열망은 소멸되지 않아 1960년 이후 그 씨앗이 발아되고, 발현되어 오늘의 대한민국이 되었다.


겉멋만 들어 보이는 젊은이들에 대한 경멸적 별칭인 마카로니 족이나 오렌지 족! 기성의 시각으로 보면 그럴지 몰라도 파격으로 변화를 주도하고 새로운 세계를 열 힘이 될 수도 있다.   

  

1990년대 대중문화의 아이콘인 ’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저게 무슨 노래인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K-POP원조가수 아닌가?    


4천 전에 쓰여졌다는 알타미라 동굴의 유명한 낙서 요즘 애들은 형편없어!”를 생각하니 왠지 씁쓸한 생각이 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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