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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냇물 Feb 25. 2022

문무를 겸비한 하조대

애국가 첫 소절이 나올 때 보이는 멋진 노송을 품은 기암절벽이 있는 곳! 동해안에서 군생활을 했던 모든 육군 올빼미들이 피와 땀을 흘렸던 추억의 유격장이 있는 곳! 조선의 개국공신 하륜과 조준 이 두 분이 만년을 보냈다는 그곳 하조대를 다녀오다.      


하조대는 양양군 현북면 하광정리에 있는 암석해안이다. 기암절벽과 노송이 그에 어울려 경승을 이룬다. 북쪽으론 넓은 백사장과 울창한 송림이 우거진 해수욕장이 펼쳐 저 있다.     


절벽 위 육각정에 하조대(河趙臺)란 현판 명칭은 조선의 개국공신인  하륜(河崙)과 조준(趙浚) 두 분의 성씨를 딴 것이다. ()는 흙이나 돌 따위를 쌓아 올려 사방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든 곳을 의미하는 데 북한산 백운대나 설악산 비선대 등 뛰어난 절경을 가진 곳에 붙여진다. 하조대는 조선 5백 년의 사연이 얽혀있는 곳이다.        

양양 8경에 꼽히는 경승지이며, 문무겸비의 사연(하조대 명칭, 8군단 유격장)을 가진 하조대는 남녀노소 모두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오백 년 전 이미 별장터로 두 개국공신에게 평가되었음을 고려할 때 당연한 것이다.      


어떤 젊은이의 수기에 이곳에서 유격훈련 1일 차 피똥 체조(피똥을 쌀 정도로 힘든 pt체조를 상징하는 말)할 때 바로 앞바다에서 바나나 보트 타고 지나가며 왜치는 여자들의 비명소리가 너무 미웠다는 추억의 글을 보았다. 질풍노도 청춘 시절 겪었던 추억이다.    

  

하조대는 경계작전부대 막사와 유격장, 군 휴양시설은 출입이 제한된다. 군 복무 시 여러 사람으로부터 하조대 좋다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복이 없었는지 이번이 첫 방문이다. 이름값을 하는 곳이라 생각이 든다.      


등대와 육각정이 돌아볼 핵심 경승지이다. 특히 등대로 가면서 보이는 하조대 절벽으로 들이치는 파도는 가히 일품이다. 가는 날 예보된 파고는 4m였는데 절벽에 15m 정도는 충분히 넘게 치는 것 같았다. 속이 시원했다.     

하조대를 다녀오면 등대길 가는 길목에 산중 카페가 보여 의아스러웠다. 하조대 절벽 비경이 보이는 곳에 자리 잡았는데 그만한 사연 있으리라. 들어오는 길에 선봉하임란 제법 세련된 이름의 군 휴양소 아래에서 해수욕장 방면으로 가는 해안 데크길도 시원하게 보인다.    

 

지나간 인생이 행복하게 느껴지면 잘살았다고들 한다. 하조대 유격장에 힘들었던 추억을 가지고 있는 청춘들은 어서 와서 명승을 돌아보며 맺힌 추억 풀고, 드넓은 하조대 해수욕장에서 에너지 재충전해서 멋진 인생 도약을 기원드린다.

 '올빼미! 애인 있습니까?' '네! 있습니다!'' 애인 이름 3회 복창!'''강하!' 하조대의 추억이 부른다...      


* 참고 : 하조대의 또 다른 전설은 신라시대 견원지간이던 두 지방호족의 자제인 총각 하당과 처녀 조담의 이룰 수 없는 비극적 사랑 때문이라는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연도 있다. 절벽에 피는 유난히 붉은 해당화는 이곳에 몸을 던진 두 남녀를 상징하는 꽃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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