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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냇물 Mar 22. 2022

청렴결백 명장한신

속초시내에서 설악산 신흥사로 가다 보면 매표소를 지나고 조금 더가면 좌측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설악산 소공원이 있다.


대부분 관심 없이 지나가는 곳인데 우리 고장 속초와 관계있는 의미 있는 기념비 하나가 있다. 설악산지구 전적비다.      


이 전적비는 6.25 전쟁 1.4 후퇴 후 서울을 재탈환하고 현 휴전선 부근에서 적군과 치열한 공방을 벌리고 있었는데, 적의 5월 공세에 강원도 현리 일대에서 임무수행 중이던 국군 3군단의 치명적 패배로 전선이 무너져 평창 속사리(현 영동 고속도로 부근)까지 커다란 돌파구가 형성되었을 때, 이 위기를 구한 전투와 관련이 있다.


*** 이 현리 전투는 북한군이 6.25 전쟁 간 최고의 승리로 자랑하는 전투임.

 

동해안 전략요충인 강릉을 지키던 국군 1군단 수도사단은 간발의 차이로 중공군보다 빨리 대관령을 선점했고 반격하는 UN군 부대 선두에서 그동안 공세로 전투력이 약해지고 병참선이 노출된 중공군을 몰아붙여 3일 만에 빼앗긴 실지를 완전히 회복하였다.


태백준령 백두대간을 타고 적을 공격해 설악산 지구에서도 대승을 거두었고 여세를 몰아 향로봉, 건봉산을 탈취하여 오늘날 휴전선 형성의 골간이 만들어졌다.     

이 전투에서 주인공은 솔선수범 선두에서 1 연대를 지휘해 결정적 승리에 기여한 한신 대령으로 그 공을 인정받아 군인들이 살아서 받기 어렵다는 태극 무공훈장을 받았다.


그는 낙동강 방어선 요충지인 안강기계지구 전투부터 반격의 선봉장으로 중요한 고비마다 승기를 잡은 전쟁영웅이었던 것이다.      


한신 대령은 그 뒤로도 뛰어난 역량을 발휘해 전투지휘를 하였고 합참의장까지 역임했다. 대한민국 국군의 진정한 Warrior이며 청렴결백과 부하사랑의 아이콘으로 후배들로부터 뜨거운 존경을 받은 몇 명 안 되는 군인 중 한 분이었다.      


수도사단장 시절에는 부패한 자유당 시절로 군에도 부정부패가 만연했으나 한신 장군은 ‘장병 제일주의’로 잘 먹이고, 잘 입히며, 잘 재우자!’란 모토로 사단을 지휘하였다.


순시중 1종 창고를 점검해 이상이 있어서 현장에서 지휘관을 체포 압송하기도 하였다 한다.    

 

군사령관 시절 부인이 면회 온 뒤 돌아갈 때 버스정류장까지 관용차를 타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본인자신도 솔선수범했다.


이 분은 함경도 영흥 출신으로 함흥에서 고교(함흥 보고)를 졸업하고 일본 유학 중, 학도병에 강제 징집되었다가 귀국하여 국방경비 사관학교(육사의 전신)를 졸업 후 장교가 되었다.     


낙동강 최후방어선 전투 중 긴급하게 포항에서 18 연대가 창설될 때 초대 작전주임이었다. 연대는 공산당 만행에 월남한 서북청년회 출신 청년들이 자진 입대해 주축을 이룬 부대였다.


함경도 출신으로 부대편성을 주도하고 연대장을 적극 보좌하여 실질적으로 훈련 및 작전을 도맡아 처리하는 등 18 연대 발전의 기초를 다졌다.


이들은 죽어서 백골이 되겠다는 의미로 철모에 백골을 그려 훗날 백골부대로 불렸다. 오늘날 보병 3사단이 백골부대인데 이 중 18 연대를 진백골이라 부른다.


6.25 전쟁 간에는 물론 오늘날 까지도 북한군이 제일 무서워하는 부대가 한국군 백골부대다.      


설악산을 들리다가 존경하는 참군인을 기억하며 잠시 돌아보았다. 정치논리에 안보가 휘둘리며, 위축된 군을 볼 때마다 걱정스럽다.


지정학적으로 해양, 대륙세력이 교차되어 갈등요인이 상존하는 대한민국의 군대!


브리핑 잘하고, 줄 잘서는 군인 말고, 명장 한신처럼 전사 기질이 있고 부하를 사랑하고 청렴한 군인이 중책을 맡는 풍토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아름다운 설악산을 배경으로 한 전적비

#현충일 #한국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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