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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냇물 Mar 17. 2022

수복지구 속초!

속초에 온지도 4개월이 넘었고 동네방네 돌아다니는 것이 취미인지라 어지간한 곳은 다 다녀보았는데 집에서 머지않은 로터리 곁에 아담한 규모의 기념탑을 새로 발견하였다.


로터리 교차로에는 항상 차량이 많고 방어운전을 해야기에 볼 겨를이 없었는데 우연히 보고 호기심이 발동하여 확인해보니 수복탑이다.


~무슨 의미의 탑인지 이해가 된다.      

수복지구! 오랜만에 들어본 말이다.


복지구란 6.25 전쟁 전 북한 땅이었다가 현재 남한 땅이 된 지역을 말하는데 속초나 철원 같은 지역을 말한다. 


황해도 해주시 바로 아래 옹진반도처럼 역으로 북한에게 내준 곳도 있다. 한반도의 수평이던 38선이 동고서저의 휴전선으로 바뀐 탓이다. 그렇게 휴전선으로 형성된 것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하겠다.   

  

수복지구는 전쟁 전후에 국가 통치체제가 바뀐 곳으로 거기서 터전을 잡고 주욱 살았던 사람들에겐 운명이 교차되고 기막힌 사연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자유대한민국으로 편입된 지역은 천만다행지만 웅진반도처럼 공산체제로 편입된 곳에 살던 사람들은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군 입장에서 군사작전 성공 후 확보된 수복지구는 계엄하 관리하다가 민간 행정기관이 제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고, 안정화가 되면 인계 후 군사작전에 전념한다.     


6.25 전쟁 시 3사단이 속초를 탈환했으나 후속하던 11사단이 속초를 관장하며 잔적을 소탕하였고 전시행정의 민간이관을 도왔던 것이다.


그 공덕을 기려 시민들이 11 사단장 김병휘 장군에게 헌정한 정자가 지금의 범바위 영랑정 터에 있었던 금장대 아니었던가!     


하루아침에 체제가 바뀐다는 게 얼마나 많은 사연이 있겠냐만은 속초는 그래도 자유를 찾은 곳이라 갈등을 참아 견디며 오늘의 속초가 태어난 것이다.       

이 수복탑은 속초가 수복되어 자유를 찾은 기쁨, 이산의 아픔, 통일의 열망을 담은 기념탑이다. 북녘을 바라보는 모자상이 그것을 상징한다. 1954년도 세워졌으나 1983년에 강풍으로 피해를 입은 기념탑을 그 자리에 다시 만들어졌다.     


한때 수복탑을 아바이마을로 옮기자는 주장이 있었으나 실현되지 못했다. 현 위치의 특성상 사람들로부터 외면받는 장소라 아바이 마을로 옮기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제고시키고 여러 측면에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동의한다.       


수복탑 건너편 공터는 오징어 난전을 하던 곳이나 오징어가 귀해지자 요즘은 캐노피를 주욱 쳐놓고 도루묵, 양미리 축제를 한다. 금년초 큰 눈으로 캐노피가 모두 무너져 재미를 보지 못했을 것 같다.   

  

수복의 또 다른 흔적은 수복로다.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소야교 사거리까지의 길로 일제강점기에는 기찻길이었고, 속초역 역사는 동명동에 위치하였다(수복로 길 254).


초가집 일색이던 곳에 역사가 일본식 건물로 눈에 띄었다 한다. 요즘 보면 장난감 같지만 그당시는 근사한 건물이었던 것이다.(사진 참조)  

철로가 철거된 후에 수복로는 한적하게 오징어 덕장으로 이용되던 곳이었는데 속초의 발전과 함께 수복로가 만들어지고 관광 붐이 불며 아파트와 상가건물들이 하루가 다르게 들어선다고 한다.      


전쟁의 아픔을 오롯이 견디며 자유대한민국의 새 땅이 되어서 나날이 발전하는 수복 도시 속초! 이질적인 사람, 다양한 문화가 잘 융합되어 갈등을 삭혀내며, 아름다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살 맛 나는 도시로 계속적인 발전을 기대한다.

#속초  #통일  #갈등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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