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살이 4개월째! 나로선 인생 주요한 변곡점에서 결정한 속초살이가 ‘괜찮은 선택을 했구나!’ 란 생각을 하곤 한다. 아내도 만족해하는 것 같다. 이곳에서의 생활중 동해안 바닷가 절경과 아름다운 호수를 탐방하고, 대화하는 것이 으뜸의 즐거움이다.
그러다 보니 이전에는 바다나 호수에 대한 관찰이나 문제의식이 별로 없었는데 요즘은 다녀오는 곳을 눈여겨보며 확인해보곤 한다. 그리고 느낌을 부족한 글이라도 써보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먼저 호수를 이해하기 위해 관련 사실을 확인해 보니 ‘호소(湖沼)는 호(湖)와 소(沼)를 포괄한 말이며 호수는 좀 크고, 깊은 곳을 말한다’라고 설명되어 있다. 말이 어렵다. 호(湖)는 호수, 소(沼)는 늪, 지(池)는 못으로 이해하는 것이 쉬울 것 같다. 호수는 자연호수와 인공호수로 구분된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호수가 주는 느낌은 호젓, 편안함 이런 것들이었다. 그런데 요즘 지자체마다 호수를 화려하게 꾸려놓아 갈수록 본디 맛이 많이 변하고 있다.
그런데 호수의 호젓하고 편안한 원초적 느낌을 이곳 영랑호에서 다시 느꼈는데 석호라고 한다. 그 석호 이야기를 화진포 생태박물관에서 처음 만나서 궁금증을 많이 해소시켜 주었다. 몇 군데 자료를 더 찾아보고 정리했다.
석호란 해안의 만이 사주(모래더미)의 성장으로 바다와 분리된 호수를 말한다. 석호중에 기수호(汽水湖)는 갯터짐 현상으로 바닷물과 민물이 섞여 있는 호수를 말하며, 내륙 쪽에 치우치거나 해서 해수유입이 차단된 석호들도 있다.
한반도의 석호는 6천여 년 전 지형 형성 과정과 환경적 요인으로 동해안에만 발달해 남한에 18개소, 북한에는 39개소가 있다. 주로 강원도와 함경도 지역에 분포되었으며 북한의 대표적 석호는 신라 화랑 영랑이 너무 아름다워서 3일간이나 머물렀다는 해금강의 삼일포가 있다.
바닷물과 민물이 섞인 자연호수인 석호는 하나의 신비한 자연의 모습으로 호수변 습지가 잘 발달되고 생물다양성이 매우 높아 많은 희귀 어종들이 산란을 위해 찾으며 이를 먹이로 하는 철새 도래지가 되는 중요한 생태환경적 자원이기도 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도시화와 오염 등으로 가치가 훼손당하고 있다, 정부가 원형이 비교적 그대로 남아있어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분류한 석호가 7개소(화진포호, 송지호, 광포호, 영랑호, 매호, 경포호, 향호) 정도다. 그중 경포대와 영랑호는 오염이나 훼손이 걱정될 수준이다. 경포호의 주변 개발이나 수질, 영랑호의 호수 윗길 등 큰 위협요인이다.
한 번 훼손된 자연의 복구도 어렵고 너무도 큰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관광객 유치 등의 명분으로 개발론자들의 주장대로 시멘트나 데크 등 인공물로 뒤덮이는 석호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조상들로부터 받은 소중한 자연유산을 친환경적으로 관리 유지하여 국민들의 행복한 쉼터로 선용해야 할 것이다.
그곳을 찾는 우리가 깨시민이 되어 끊임없이 감시하고 행정 당국자에게 문제의식을 심어주는 파수꾼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