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속의 그녀가 나타났다.

by 모개

이게 무슨 개같은 소리인가?

지금 행복하냐고?

그녀에게서 하영이를 낚아챘다.

아무런 저항 없이 순순히 하영이를 내준다.


아이를 바닥에 눕히고 흔들어 깨웠다.

“하영아! 아빠야. 눈 떠봐.”

잠을 자는 것처럼 보였지만 숨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뒤따라온 아내는 비명을 지르며 기절했다.


주변에 있던 누군가 달려와 심폐소생술을 했다.

바닥에 털썩 주저앉은채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

새까만 눈동자는 흔들림없이 나를, 나만을 쳐다보고 있다.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당신 누구야? 내 딸한테 무슨 짓을 한거야?”

그녀의 눈동자는 흔들림이 없다.

“너.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구나. 하! 날 기억하지 못하는거야?”

눈빛이 잠깐 흔들렸다 날카롭게 변한다.

무표정했던 얼굴이 미묘하게 일그러진다.

“뭐? 내가 당신을 어떻게 알아? 나 알아? 네가 우리 하영이 죽인거야?”

“응. 내가 당신 딸 죽였어.”

뭐야? 애를 죽여놓고 이렇게 순순히 인정한다고? 이 여자 뭐지?

두통이 더 심해진다. 머리가 터질 것 같다. 머리를 움켜쥐고 그 자리에 쓰러졌다.


눈을 떠 보니 병원이다.

이건 꿈인가? 아니지. 아내는 어디 있지? 우리 하영이는?

침대에서 일어나 주변을 살폈다. 깨질 것 같은 통증은 가라앉았지만 머리가 웅웅 울렸다.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던 의사가 나를 보고 다가왔다.

“두통은 좀 어떠세요?”

의사 선생님 뒤로 걱정스러운 표정의 부모님이 보인다.

“네. 괜찮습니다. 제 아내는요?”

“지수는 입원실에 있어. 충격이 큰 모양이더라. 안정을 취해야해서 우선 입원 시켰어.”

“하영이는요? 아니 그 여자는요?”

부모님 얼굴로 당황스러움이 스쳐지나간다.

“현장에서 바로 체포되었어. 지금 경찰에서 조사중이야.”

“하영이는 정말 죽은건가요?”

“그렇다는구나.”


하지만 부모님은 하영이의 죽음보다 그녀의 등장을 더 신경 쓰는 것 같았다.

뭔가 초조해보이던 엄마가 내게 물었다.

“그 여자가 너한테 무슨 말 했니? 어떤 말을 했어? 너는 그 여자 모르는거지?”

“살인자가 무슨 말을 해요. 그리고 제가 그런 여자를 어떻게 알아요?

부모님이 안심한다.

“그래. 살인자가 무슨 말을. 법의 심판을 받아야지.”

“하영이는 어디 있어요? 하영이에게 가 봐야겠어요.”

부모님이 나를 말린다.

“이런 몸으로 무슨. 지금 간다고 죽은 애가 살아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네 두통 가볍게 여기면 안 돼.”

“애가 죽었어요. 봐야겠어요. 그리고 그 여자도 만나봐야겠고요. 왜 하영이를 죽였는지.”

단호한 나의 태도에 엄마가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하자 아빠가 엄마를 말렸다.

“그래. 봐야지. 하영이는 영안실에 있어. 애를 보는 건 좋은데 살인자인 그 여자는 굳이 만나지 말거라. 만나서 뭐 좋다고. 그리고 하영이도 하영이지만 지수도 생각해야지. 지수를 먼저 챙겨야 하지 않겠니?”

아빠의 말에 그제야 아내가 생각났다. 그래. 아내도 충격이 크겠지.

우선 아내를 챙겨야한다.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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