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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민 Jul 12. 2024

<여름 거짓말>, 베른하르트 슐링크

거짓말하기 딱 좋은 계절 여름

<책 읽어 주는 남자>의 저자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소설집이다.
단편 일곱 가지 거짓말을 엮은 사랑과 행복에 관한 거짓말.
주인공들은 삶을 위해 각각 한 가지씩 거짓말을 갖고 있다.
강렬한 여름을 배경한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사람들.
그들의 꿈과 사랑 이별과 상실이 직조된다.
휴가지에서 만난 여자와 미래를 약속하지만 자신의 현재의 삶을 포기할 수 없는 남자.
이 남자는 그래도 양심적이다.
부유한 여자임에도 바로 그 점이 부담스러워 그 속으로 건너오기 두렵다면.
자신의 삶을 바꾸는 것이 두려운지도 모르겠다.
반면에,
유명 작가가 된 아내를 질투하면서도 자신의 삶으로부터 지키려 하는 남자.
곧 아내에 대한 열등감의 표출임을 알게 된다.
글 쓰는 남자가 다른 여자와 사귀면서 함께 있는 여자와 일정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위선.

삶에 있어 거짓말이 배제된 적 있던가?
불안하고 위태롭기에 삶은 그런 것이다고 말한다.
결국 삶에 대한 서사.
짧은 이야기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진정한 사랑이 무엇이고 행복 앞에 무슨 조건이 붙어야 하는 걸까?
생각해 보는 소설집이다.
자신만의 과 행복에 집중하듯 노력하지만 과정은 거짓이고 상대에 대한 모욕으로 보인다.
매 작품 말미마다 결말을 열어 놓아 독자의 상상을 자 그래서 서글프고 잠시 우울하다.
한결같은 주제 그러나 제 각각의 소재로 삶의 여러 방식을 옴니버스 영화처럼 감상했다.
휴가가 있고 공항이 나오고 설렘이 있는 그래서 쉬운가? 거짓말하기 딱 좋을 만큼.

짓말이란 다채로우면서도 일관된 우리가 짊어지는 삶의 무게가 아닌가 싶다.

주제 하나로 독특한 서사를 이끌어 나가는 베른하르트 슐링크.
케이트 윈슬렛 주연 <더 리더> 영화 원작자.
아직까지 <책 읽어 주는 남자>의 작가로 더 유명한 그의 문학적 성취를 깊이 느껴보고 싶다.
부피감이 제법 되는데도 몰입해 읽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이야기에 도착.
작가의 저력이라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책 읽어 주는 남자>에서도 한나의 커다란 거짓말이 주제와 소재였다.
나치시대라는 시대적 배경 앞에 그 보다 더 한 비극이 없었을지언정,
개개인의 일상도 작은 거짓말 앞에서 무너질 수 있는 것이다.
인간 무의식 내면에 자리한 욕망과 소망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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