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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민 Jun 28. 2024

<몬테크리스토 백작>, 알렉상드르 뒤마

순진한 선원 그는 어떻게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되었나?

나는 그 새 다 읽은 책을 남편이 꺼내 읽는다.
읽을 때마다 흥미진진한 내용을 계속 어필했던 것이 통했다.
뮤지컬 공연 광고도 심심치 않게 봐와 이 방대한 작품을 어떻게 담아냈을지
책의 위력을 알기 때문에 딱히 궁금하지 않다.

1일 1권씩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읽었다.
빽빽한 글씨임에도 지루 할 새 없이 넘어가는 가독성이라니. 삽화 보는 재미는 덤이다.
인간이 어디까지 탐욕스러울 수 있는가?
남의 인생을 짓밟으며까지.

거구의 알렉상드르 뒤마는 천부적인 재능과 왕성한 식욕으로도 유명한 사람이다.
지칠 줄 모르는 어마어마한 생산력으로 늘 장대한 사건을 묘사했으며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정열로 글을 썼다.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주인공 에드몽 당테스에게 느끼는 애착이 아주 강했으며
이 작품을 필생의 걸작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끝까지 쓰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뒤마는 어린 시절  배를 타고 엘바섬에 나섰다가 돌아오는 길에 우뚝 솟은 암초섬에 시선을 빼앗겼다.
그 섬이 이야기의 배경이 된 몬테크리스토 섬이었고 후에 그가 쓸
소설 제목으로  몬테크리스토 섬을 생각해 두었다.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단순한 사건으로 시작해 통쾌한 복수로 마무리되는 일련의 서사다.
그 이야기가 장장 1800 페이지에 이른다.
내가 생각하기에 탈출과 복수 이야기의 원조격으로
오늘날 영화나 드라마에 영향을 주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겠다.
어쨌든 고전 아닌가? '프리즌 브레이크'와 스티븐 킹의 소설 '쇼생크 탈출'이 대표적으로 떠오른다.
더불어 현대 사회 모든 장르에 있어 빠질 수 없는 그 많은 불륜 이야기며 배반에 관한 총집결이다.
정확한 인물 배치와 앞의 사건 장치가 뒤에 결정적 실마리가 되는 수미상관이라든지
삼총사의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필력은 몬테크리스토 백작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
그가 전하는 옛이야기가 전혀 예스럽지 않은 이유는 이 모든 인간사가

오늘까지 되풀이되는 변주이기 때문이다.

촉망받던 선원 에드몽 당테스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모함에 빠져 죽어서야 나오는 바다 위 요새 이프 교도소로 끌려 들어간다.

잘못한 일이 없었기에  금방 나올 줄 알았지만  십여 년의 세월이 흐르고 그 사이 약혼녀는 정적에게 빼앗기며 병약한 아버지는 죽는다.
죽음의 이프성채에서 목숨 건 흥미진진 탈옥 과정은 시작에 불과하다.
철두철미한 계획하에 악인을 척결해 나간다. 망설이지 않는다.

자고로 이것 없이는 실현 불가능한 셀 수없는 금은보화. 복수에 있어 가장 큰 요인이다.

교도소 안에서 죽음만 기다리던 일개 순진한 선원 당테스에게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를 가르친 스승의 존재는? 변장의 귀재가 되어 몬테크리스토 백작으로 환골탈태해 어떤 인물이 되었나?
다시 수년의 시간을 들여 1인다역의 변장술, 매력적인 태도와 학식,

무술을 겸비한 귀족으로 파리 사교계에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한다.
갇혀 있는 동안 아버지를 돌보고 물심양면으로 그의 석방을 도왔던 사람에게는 눈물겨운 자비를 베푼다.

대사도 멋있게 "내가 베푸는 자비는 여기까지다" 그 외에는 가차 없음이다.
옛 연인 메르세데스를 제외하고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뿐더러 그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고 간 당테스의 원수들은 그의 눈에 들기 위해 온갖 아첨을 하며 돈에 굴복한다.

하나씩 복수하면서 귀에 대고  소름 끼치게 속삭이는 말 "내가 누군지 아는가?"

단순한 뼈대 스토리는 이렇지만 당시 유럽의 시대상, 경제 상황이라든가 파리 귀족사회의 위선과 허상,

거슬러 올라가 나폴레옹 제위와 폐위사건에 얽힌 정치적 음모, 각각의 인간군상이 파노라마같이 펼쳐진다.
아름답게 퇴장하는 마지막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뒷모습이 여운을 남긴다.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강한 인물들의 온갖 본성 앞에 그것을 발현하고 감추는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


다 제치고 사심 있는 한 줄 평:

돈 없이는 환골탈태고 복수고 뭐고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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