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개요
2025년 8월,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Nvidia)와 AMD에 대해 중국 AI 반도체 H20의 수출을 재허용하되, 해당 수출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도록 하는 조건을 부과했다. 이 조치는 단순한 관세가 아니라 수출 행위 자체에 부과되는 직접 세금 성격이며, 사실상 ‘조건부 수출세(conditional export tax)’로 분류된다.
협약의 직접적인 배경은 트럼프 행정부의 4월 조치다. 당시 미국은 중국의 AI 반도체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H20 대중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그러나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 부족과 미국 기업 피해를 감안해, 최근 조건부 허용으로 전환한 것이다.
2. 정책 배경과 의도
미국 측 목표
중국의 군사·AI 기술 발전 억제
AI 반도체 글로벌 주도권 유지
중국에 대한 외교 협상 지렛대 강화
세수 확보(전략물자 수출 과세를 통한 재정 수익)
중국 측 대응
AI 반도체 자급률 확대: 2024년 34% → 2027년 82% 목표
자체 AI 반도체 개발 가속화
미국산 의존도 축소 및 공급망 다변화
3. 과거 수출세의 역사적 맥락
19세기 영국: 곡물 수출세를 통해 국내 식량 공급 안정 유지
20세기 러시아: 원유·가스 수출세로 재정 수입 확보, 에너지 패권 유지
미국:
1940년대: 전략물자(무기·철강) 수출세 부과, 전시 물자 확보
1970년대: 석유 파동 이후 에너지 관련 수출 규제 강화
21세기: 첨단 기술(반도체·AI·배터리) 분야에서 ‘수출 통제 + 조건부 허가’ 방식 병행
특이점: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정률(%) 부과’ 형태의 수출세는 극히 이례적.
4. 경제적 파급 효과
(1) 미국 반도체 기업 영향
엔비디아: 2025년 1분기 중국 매출 비중 12.5% → 수출세 부과 시 순이익 약 8~10% 감소 추정
AMD: 중국향 매출 비중 약 10% → 마진 축소, 가격 인상 가능성
글로벌 반도체 가격 상승 압력 확대 → AI 서비스 및 데이터센터 운영비 증가
(2) 중국의 산업 전략 변화
자급률 82% 목표 달성 위해 대규모 R&D 투자
미국 의존도 축소 및 국산 반도체 품질 고도화
장기적으로는 미국산 AI 반도체 시장 점유율 축소
(3) 글로벌 기술·경제 구도 변화
단기: 중국의 AI 기술 발전 속도 둔화, 미국 기업 매출 감소
중기: 중국의 독자 기술 가속화, ‘탈미국’ 공급망 확대
장기: 미·중 기술 패권 구도가 양분에서 다극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
5. 이어지는 분석 서술
미국 정부의 이번 15% 수출세 부과는 단순한 세수 확보 차원을 넘어, 첨단기술 공급망을 무기화한 전략적 조치다. 엔비디아와 AMD는 당장 중국 시장을 포기하기 어려워 조건부 허가를 받아들였지만, 이는 곧 수익성 악화와 글로벌 반도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중국은 이를 ‘기술 독립’의 기회로 삼아 AI 반도체 자급률을 공격적으로 끌어올릴 전망이다. 과거 자원·전략물자에 주로 적용되던 수출세가 이제는 반도체라는 디지털 시대의 ‘석유’에 부과되면서, 미·중 간 패권 전쟁의 양상은 한층 복합적이고 장기적인 국면으로 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