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소유하고 싶지 않아

by 정민희




이제 더 이상 많은 것들을 소유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무언가 새로 사거나 필요한 게 있다고 생각이 들면 고민이 시작된다. 이런 것들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정말 필요한 게 맞나? 가끔은 이런 고민들 때문에 스스로가 피곤해진다. 차라리 아무것도 안 산다고 마음을 먹으면 좋을 텐데 살면서 계속 필요한 게 생기고 또 무언가를 사고 싶어 진다.


우리 집에는 반려식물들이 있다. 식물들이 너무 좋아서 식물 가게도 했던 나였다. 식물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는 그 순간들이 너무 좋다. 그래서 지금도 종종 화원에 그냥 간다. 넓은 화원을 돌아다니며 대리 만족하는 거다. 우리 집은 그러지 못하니까. 하지만 요즘 들어 자꾸만 식물의 개수를 더 늘리고 싶어 하는 나를 발견한다. 식물은 그냥 사 온다고 끝나는 게 아닌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흙도 갈아줘야 하고 계속 상태를 살피며 물도 줘야 한다. 우리 집은 식물을 키우기 아주 취약한 조건이라 때때로 밖으로 꺼내 놓아서 모자란 광합성을 시켜줘야 한다. 그러다 보면 소소하게 돈을 쓸 일들이 생기는데 전에는 생각 없이 소비했을 모든 것에 제동이 걸린다.


작년부터 집을 정리하면서 말도 안 되게 많은 것들을 버리고 처분했다. 그 물건들을 보며 두 번 다시 버려지는 물건들을 소비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소비의 형태중 하나는 시발 비용이다. 기분이 좋지 못해 스트레스를 잔뜩 받아 소비하는 경우. 순간적으로 기분이 좋아질지 모르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 마음이 가라앉고 나면 결국 후회로 남는 소비. 나에게는 그렇다. 다행히 요즘 스트레스를 덜 받아 시발 비용 같은 건 없지만 자꾸만 나도 모르게 어딘가에서 봤을 그 물건들이 사고 싶어 진다. 종종 들여다보는 블로그 중 미니멀한 삶을 추구하며 정말 집에 아무것도 없는 분이 있다. 그분이 사진으로 공유해준 집은 정말 그냥 텅 비어있다. 부러우면서도 신기하다. 나는 앞으로도 무소유의 삶으로 사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이젠 필요하지 않은 것들은 소비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여전히 마음에 드는 책은 사고 싶고 좋아하는 가수의 음반도 사고 싶다. 그리고 집은 작으면서 가구도 사고 싶다. 아니 새로 바꾸고 싶다. 이런 소비욕은 어떻게 잠재워야 할까? 몇 날 며칠을 책상 때문에 고민하다 생각이 여기까지 왔다. 글을 쓰고 나면 사고 싶은 마음이 사라질까 했는데 여전히 사고 싶다. 과연 내가 책상을 사면 쓸모 있게 잘 사용할까? 그걸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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