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다》
in one's shoes : ~ 의 입장이 되어 보다
(e.g. Put yourself in my shoes. 내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봐.)
예를 들어 영국에서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하는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피해자와 가족의 마음을 상상하면 범인을 죽여버리고 싶다'라는 극단적인 목소리가 SNS에 떠돌고 용의자를 호송하는 차량에 계란을 던지는 사람들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런 경우에도 냉정하게 피해자와 가족의 마음이 되어본다면 당사자들은 불행한 사건을 잊고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원하여 모르는 사람들의 행동으로 자꾸 사건이 뉴스가 되는 것을 민폐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가해자에게 복수할 마음을 먹는 것은 자신의 상상과 분노를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투사하는 것에 불과하다고도 할 수 있다.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겠다며 실은 자기 신발을 신고 타인의 영역을 제멋대로 휘젓고 다니는 꼴이다.
'empathy'를 '공감'으로 번역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닐까. 그 의문이 이 책을 쓴 동기였습니다. SNS의 '좋아요' 버튼처럼 공감, 공명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과는 다른 입장이나 의견을 가진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는 것. 타인에게 동화되어 쉽게 자신의 신발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empathy'의 본래 의미로, 개인도 사회도 돌아가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