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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이해란 없다는 걸 이해해야 해

by 이지원

완벽한 이해란 없다는 걸

이해해야 한단 걸

언제 처음 알게 되었는지


나는 네가 아니라서

알면 알수록 수 없어서

알지 못하는 걸 들키는 게 겁나서


아직은 아닌 것 같다고

어쩌면 처음부터 틀렸다고

아마도 다음엔 다를 거라고


그러면 전보다 나을까 봐

나중에 여지가 남을까 봐

뭐라도 핑계를 대야 하니까


이해하고

오해하고

간절히 구했다


이제

알게 되었다


말은 틈을 낳고

균열은 공간을 만들며

우주는 멀어지는 것으로 가득하다


너는 내가 아니어서

나는 네가 보인다


나는 안에 없기에

나로 앞에 서 있다


온전히 하나가 된다는 건

서로를 애써 무시하는 것


망막에 닿은 빛만큼만

담았다면 충분하다


완벽한 이해는 없다

왜냐면


완벽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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