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케이션 가이드북> 출판 프로젝트 02
텀블벅 펀딩을 통한 출판을 준비하며 숨고에 인쇄비용을 문의했다. 그러자 출판사와 인쇄소에서 수많은 견적서가 날아왔다. 대한민국에 출판 관련 사업체가 2만을 훌쩍 넘으니 이상할 일도 아니다. 자세한 견적서를 보내준 출판사와 채팅을 진행했다. 그중에서 한 업체와 미팅 일정을 잡았다.
미리 밝힌다. 나는 출판을 해본 적 없다. 에디터지만 출판물이 아닌 디지털 콘텐츠만 다루었다. 아무것도 모르니까 미팅을 앞두고 나름 만반의 준비를 했다. 어떤 걸 했냐면... 종이샘플북을 구입해서 표지와 내지 용지를 골랐고(인쇄비는 고려하지도 않고 질감 좋은 걸로), ISBN 발급 대행비도 알아봤고(ISBN이 뭔지도 모르면서), 경쟁업체도 리스트업 했다(수백 개가 있는지 몰랐지만).
출판사 상담실에 앉았다. 5인 규모의 작은 출판사였는데 대표가 상담을 진행했다. 당연히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라는 걸 단번에 파악했을 것이다. 물음표 천지인 초보가 딱했는지 정보를 퍼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출판의 종류를 알게 되었다.
새로운 세계를 알았으니 다시 탐구를 시작했다. 출판사 미팅, 문의, 검색을 통해 알아본 출판의 종류를 정리해 본다. ISBN 발급이 가능한 출판 방법으로만 다루며 크게 기획출판, 자비출판, 독립출판, POD로 나누었다.
특히 텀블벅 펀딩을 진행하는 입장에서 어떤 출판 방식이 유리할지 살펴보자.
ISBN이란?
책 뒷면의 바코드로 국제표준도서번호이다. 책의 분류와 유통을 용이하게 한다. ISBN을 넣어야지 온오프라인 대형서점에 입고 가능하며 책 검색이 된다. 출판사를 등록하면 부여받을 수 있다.
목차
1. 기획출판
2. 자비출판
3. 독립출판
4. POD
5. 텀블벅 창작자라면
기획출판은 출판사 주도로 책을 만든다. 흔히 알고 있는 출판의 방식이다. 작가가 투고하거나 출판사가 작가를 찾아내 제안을 한다. 특정한 소재가 있거나, 글로 인정을 받거나, 유명인일 때 수월하게 진행된다.
기획출판은 출판사가 투자를 하는 것이다. 출판사가 ‘될 놈’을 발견해 기획부터 유통까지 핸들링한다. 출판사 전문 에디터, 디자이너, 마케터가 붙어 책을 탄탄하게 만든다. 인력과 비용을 출판사에서 부담하는 만큼 작가는 투자비가 없거나 적다. 대신 인세는 10% 정도이며 출판사 입김을 받는다.
텀블벅 펀딩을 올렸을 때 출판사에게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기획, 원고, 디자인은 잡힌 상태라 출판사는 교정교열, 인쇄, 배본, 마케팅 등 도움을 지원해줄 것이다. 펀딩 창작자는 계약금을 받고 인쇄비용도 아낄 수 있기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계약 조건에 따라 일정 권수 이상은 직접 사야 할 수 있다.
장점
초기 투자 비용이 들지 않음 (계약금을 받기도)
전문가들의 지원으로 원고에만 집중 가능
작가로서 인정받을 수 있음
단점
간택되기 어려움
책 제작에 대한 자유도가 떨어짐
제작 기간이 길다
돈을 내면 누구나 출간작가가 될 수 있다. 독립출판과 다른 점은 출판사를 끼고 한다는 것. 출판사를 고용한다 생각하면 되겠다. 자비출판만 하는 업체들도 많기에 검색으로 손쉽게 컨택할 수 있다.
기획출판과 마찬가지로 출판사는 기획, 교정교열, 인쇄, 배본, 마케팅 등 전반적인 업무를 진행하지만 그 비용을 작가가 부담해야 한다. 통상적인 인쇄비에서 100~200만 원 정도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자비출판 역시 계약을 맺고 인세를 받는데 작가가 받는 수익비율은 40~50%이다. 출판사에서 발행부수를 1000부 이상으로 권장한다.
자비출판으로 진행하는 경우 펀딩이 종료된 이후 유리하다. 펀딩 후원자이 아니더라도 책을 판매할 수 있는 루트를 확장하기 좋다. 일단 대형서점 계약을 따로 진행할 필요 없이 유통 가능하다. 또한 출판사에서 자체적으로 SNS 업로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통해 홍보를 지원한다. 참고로 자체적인 판매망이 있는 경우 수익 비율을 나누지 않고 책을 가져올 수 있다. (출판사 및 계약조건에 따라 다르다)
장점
기획출판 대비 수익 비율이 높음
출판 프로세스에 대해 전반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온오프라인 서점에 손쉽게 입고 가능
단점
비용이 많이 든다
출판사가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음
출판 퀄리티가 높지 않을 수 있음
하나부터 열까지 출판과정을 스스로 해내는 방법이다. 구청에 가서 출판업을 등록하고 원고와 편집을 진행하고 인쇄소를 선정하고 홍보와 판매까지 작가가 한다. 모든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장점과 모든 혼자 해야 한다는 단점이 공존한다.
출력 부수를 소량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며 도전적인 형태의 책 제작도 가능하다. 하지만 책을 다양한 루트로 판매하려면 독립서점과 대형서점에 직접 컨택해야 한다. 독립출판 작가가 독립서점 100여 곳에 컨택을 시도한 이야기가 여기서 나온다.
텀블벅 펀딩으로만 책을 판매할 생각이라면 독립출판이 적합하다. 펀딩 된 부수만큼 인쇄를 진행하면 되기에 가격적인 측면에서 손해를 덜 볼 수 있다. 기획부터 인쇄까지 작업 시간도 유연하게 앞당겨 후원자들에게 빠르게 리워드를 전달할 수 있다.
장점
기획, 집필, 디자인 등 모든 분야에 자유도가 높음
책 1 권당 돌아오는 수익이 높음
한 권이 아니라 여러 권을 낼 계획이라면 통일성을 주기 좋음
단점
출판사 등록, 인쇄소와 배급사 섭외, 서점계약, 마케팅, CS를 해내야 함
막중한 책임감
경쟁력이 떨어진다
POD는 Publish on Demand의 약자로 주문 제작형 출판을 뜻한다. 기존 출판 방식은 선인쇄 후 판매를 했다면 POD는 주문이 들어오면 인쇄를 한다. POD 서비스를 지원하는 업체는 교보문고 퍼플, 부크크가 있다. 서비스 이용 시 ISBN도 발급해 준다.
POD 서비스를 이용하면 책을 쌓아놓고 판매하지 않아도 되니 재고 걱정이 없다. 한 번에 인쇄 비용을 지불할 필요도 없어 부담이 덜하다. 교보문고 퍼플과 부크크 모두 온라인 교보문고에 책으로 등록도 가능하다. 단, 오프라인 서점에는 유통되지 않는다. 참고로 교보문고 퍼플에서 개인작가로 POD 도서를 진행하는 경우 도서정가의 20%가 저작권료로 지급된다.
텀블벅 펀딩 후 POD 서비스로 이용하는 경우 후원자 배송지로 직접 도서를 주문해야 한다. 포장과 배송을 업체에서 진행해 주지만, 단행본 이외 리워드가 있는 경우 함께 보낼 수 없다. 또한 일반 고객처럼 책을 주문하는 방식이기에 권당 20%만 수익으로 돌아온다.
장점
재고 부담이 없음(배본사를 통하지 않아도 됨)
비용 부담이 없음
책의 수요가 있는지 테스트하기 좋음
단점
출고일 3~5 영업일로 기존 출고일(0~1일) 대비 오래 걸림
오프라인 유통이 어려움
텀블벅 펀딩을 진행해도 수익이 낮음
출판의 세계가 이토록 거대하다. 위의 출판 형식을 혼합하여 진행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독립출판사를 내서 POD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기획출판과 자비출판을 합친 반기획출판 형식도 있다.
텀블벅 출판 펀딩을 한다면 독립출판이 가장 유리한 선택이 아닐까. 특히 노마드맵 팀은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함께하고 있으니 가능성이 보인다. 자비출판도 고려해봤지만 500만 원을 후원금 목표로 잡고 계산했을 때 적자가 나온다. 후원금액이 상당하다면 자비출판도 추천한다.
<워케이션 가이드북> 펀딩 이후 해외 가이드북도 전자책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ISBN을 계속 발급해야 한다면 출판사를 차리는 게 낫겠다. 다음으로는 출판사 차리는 방법을 알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