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

에세이 트레이닝 1

by 이지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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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노래가 있다. Let it go~ Let it go~~


Let it be 이후 이정도로 인류를 뒤흔든 노래가 있었던가! 아이들은 그동안 갇혀 있던 핑크의 굴레를 벗어나 푸른색 드레스를 입었다. 장갑이 없으면 양말이라도 손에 뒤집어쓰고 있다가 레리꼬를 외치며 손을 덮고 있던양말을 벗어던졌다. 세계를 얼어붙게 만드는 뜨거운 열기, 겨울왕국의 엘사는 여왕다운 면모를 뽐내며 모든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남편은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엘사네 엘사야.


본투비 수족냉증으로 40년을 넘게 살아온 내 별명은 그날로 엘사가 되었다. 손발이 이렇게까지 차가울 일이냐며 살아있는건 맞냐며 손을 녹여준다. 손이 왜이렇게 차가워~ 이 말을 평생 셀 수도 없이 들었다. 그때마다 손이 차면 마음이 따뜻하대, 라는 말도 이어서 말해주는 따스한 사람들이 내 곁에 있었다.


마음의 온도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음 온도계가 있다면 마주한 이의 마음도, 그를 바라보는 내 마음도 보여줄 수 있을텐데. 나는 차가운 도시남자이지만 내 여자에겐 따뜻하다 외쳤던 조석처럼, 차가운 얼음성 안에 있어 오해받는 많은 이들의 온기를 보여줄 수 있을텐데 말이다.


차갑게 식어가다가도 저 한 구석 꺼질듯 살아있는 불씨 하나로 호호 불어가며 다시 사랑의 온도를 올려가는 나날이다. 사람은 늘 그렇듯 실망스럽고, 기대할 존재가 되지 못하고, 주는 만큼 받지도 못하지만 그래도 세상을 살아가며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이 사랑이기에.


얼어붙어가는 안나를 끌어안을 엘사들이여, 사랑이 세상을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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