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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영쓴이 Jan 23. 2021

글쓰는 이유에 정답이 있을까?

네가 글을 쓰는 이유

                                                                                                                                                                                                                                                                                                                                                                             

들어가며: 그 집 엄마는 글을 쓰는 이유가 뭘까?



 지금 나에게 가장 궁금한 질문이다. 

얼마 전 공동저서로 책을 한권 출간하고는 낮이고, 밤이고 글 쓸 생각 뿐이다. 노트북과 휴대폰 메모장, 줄공책 하나를 끼고 다니며 글감을 메모한다. 

내 이름으로 된 새 책을 펴내기 위해 수없이 고민하며 한문장 한문장을 써내려간다. 

10살과 4살 두아들 집에 끼고서 전투육아를 하며 조금의 짬도 내기 힘든 평범한 엄마인 내가, 잠을 줄여가며 시간을 쪼개가며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뭘까? 


터치만 하면 현란한 화면에 정보들이 쏟아지고

목소리로 명령하는 것만으로도 작업이 가능한 최첨단 기기들을 사용하는 이 시대에 나는 왜 글쓰기에 집착하고 있는지...


소설가 제임스 설터의 말처럼 글쓰기가 다른 일보다 훌륭하다는 믿음이 내안에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내 안에는 글쓰기가 다른 일보다 훌륭한 일이라는 믿음이 늘 잠복해 있었던 것 같다.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결국에는 글쓰기가 더 훌륭하다는 게 입증되리라는 믿음이.”

<나는 왜 쓰는가: 소설의 기술에 대한 생각>-제임스설터



글쓰기를 훌륭하다고 믿고서 끊임없이 글을 쓰는 다른 작가들의 이유가 궁금해졌다. 

이번 글에서는 작가들의 글쓰는 이유를 여러가지 관점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그들의 이유를 살펴보며 내가 글을 쓰는 혹은 써야 할 이유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작가들은 왜 글을 쓸까? 


먹고 살아야 한다는 요구를 제외한다면,
 나는 작가들이 글(산문)을 쓰게 되는 데는  네 가지 큰 동기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왜 쓰는가/ 조지 오웰


 조지 오웰은 그의 에세이에서 글을 쓰는 이유는 4가지 동기가 있다고 했다 

첫번째는 순전한 이기심. 똑똑해보이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되고 싶은, 사후에 기억되고 싶은, 어린 시절 자신을 푸대접한 어른들에게 앙갚음을 하고 싶은 등등의 욕구를 말한다. 

두번째는 미학적 열정. 외부 세계의 아름다움에 대한, 또는 낱말과 그것의 적절한 배열이 갖는 묘미에 대한 인식을 말한다. 어떤 소리가 다른 소리에 끼치는 영향, 훌륭한 산문의 견고함, 훌륭한 이야기의 리듬에서 찾는 기쁨이기도 하다. 

세번째 이유는 역사적 충동이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진실을 알아내고, 그것을 후세를 위해 보존해두려는 욕구를 말한다.

마지막 이유는 정치적 목적. 여기서 '정치적'이라는 말은 가장 광범위한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 동기는 세상을 특정 방향으로 밀고 가려는, 어떤 사회를 저항하며 분투해야 하는지에 대한 남들의 생각을 바꾸려는 욕구를 말한다. 


 내가 쓰는 이유를 조지오웰의 이유와 ‘굳이’ 연결시켜 보자면 미학적 열정과 역사적 충동이라 하겠다. 나를 둘러싼 외부세계, 타인과 가족과 특히 아이와 반짝이는 순간들이 사라지는 게 아쉬워 글로 남겨보고자 한 것이 시작이었다. 물론 똑똑해보고 싶은 순전한 이기심도 발동하고 앞으로는 글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고 싶은 열망도 조금씩 생기고 있는 중이다. 



글쓰기는 상처를 드러내는 가장 저렴하고 접근하기 좋은 방편이다. 

                                                                     글쓰기의 최전선-은유


 은유 작가의 책에서처럼 글쓰기는 보잘것 없고 시시한 삶의 실체를 인정하고 드러내는 일이다. 상처는 덮어두지 않고 드러내야 회복이 된다. 아픔을 가져온 과거의 상처를 자기 위주로 말하고 재해석하는 계기가 글을 써야 하는 이유다. 




  나는 접근 동기로 글을 써야 한다고 믿는다. 못 쓰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잘 쓰고 싶은 마음으로 써야 한다. 

                                                                      강원국의 글쓰기-강원국



 강원국은 그의 저서에서 글쓰는 동기를 내적•외적동기, 접근•회피동기로 구분했다. 

그 중에서도 자신은 잘 쓰고 싶은 접근동기로 글을 써야 한다고 하며 아래의 다섯가지 동기를 말했다. 

1. 먼저 자신을 위해 쓰는 것 
이기적인 글쓰기를 해야 한다. 내가 재밌고, 나에게 유용하고, 스스로 감동해야 남에게 줄 게 생긴다. 독자를 위해서만 쓰는 글은 쉬 지친다.
2. 보상
쓰고 나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무엇보다 큰 보상은 글이라는 결과물
3. 모방
글 잘 쓰는 사람을 닮고 싶다는 욕구
4. 성장
글을 쓰지 않고는 나의 성장을 확인할 길이 없다. 
5. 글을 잘 쓰면 멋있다 
지금 어느 수준의 글을 쓰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쓰고 있는 그 자체로 이미 멋있다. 글로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사람은 아름다움을 넘어 위대하다.

<강원국의 글쓰기 중 >



 글쓰기의 목적은 돈을 벌거나유명해지거나 데이트 상대를 구하거나 잠자리파트너를 만나거나 친구를 사귀는 것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글쓰기란 작품을 읽는 이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아울러 작가 자신의 삶도 풍요롭게 해준다. 글쓰기의 목적은 살아남고 이겨내고 일어서는 것이다. 행복해지는 것이다. 행복해지는 것. 

                                                       유혹하는 글쓰기-스티븐 킹


 영화 쇼생크탈출의 저자인 스티븐 킹은 그의 저서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자신이 글을 쓰는 이유는 행복해지기 위해서라고 했다. 글쓰기의 목적은 행복해 지는 것이라는 스티븐 킹의 이유가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우연한 계기로 글을 쓰며 행복감을 느꼈고 엄마가 아닌 ‘나’로서의 존재를 실감하게 되었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나는 지금 쓰는구나’




글쓰는 이유에 정답이 있을까?


 이번 글을 준비하며 왜 글을 써야 하는지에 대해 정답을 찾고 싶었다. 독자에게 정답을 제시하고 싶었다. 

그런데 글쓰기에 대해 나와있는 많은 책들을 훑어봐도 글은 이러이러하니 이러한 목적때문에 사람은 반드시 글을 써야한다고 제시하는 바이블을 찾지 못했다. 책을 쓴 저자들마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자신이 글을 쓰는 이유를 설명했고, 글을 써 봤더니 좋은 점에 대해 기술해 놓았다. 


글을 쓰는 이유에 정답은 없다. 


 혹자는 즐거워서 또는 나를 찾기 위해, 상처의 치유를 위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서,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 ... 수많은 자신만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글을 쓰면서 이유를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아직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정확한 정의를 내리지 못한 나는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라도 일단, 써보기로 작정했다. 


 글 쓰는 수많은 이유 중에 많은 시간을 ‘엄마’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갈 나는, 특히  ‘엄마’들이 글을 써야 하는 이유에 특히 주목하게 되었다. 


다음편에서는 엄마들이 행복해지는 글쓰기에 대해 다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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