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밥 딜런의 노래로 가장 먼저 알았고 동명의 영화가 있다는 것을 비교적 근래에 알았다. 영화에서 그들은 딱딱한 듯 자연스러운 독일어로 대화하며 자신들 죽음 후엔 당연히 천국의 구름 위에서 서로 대화를 나눌 거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젊은 나이에 큰 죄 없고 탈 없는 인생을 지내왔을 터니까.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을 계기 - 신이 그들에게 준 테킬라 한잔 -로 취기에 같이 오른 치기는 아마도 그들 생에 가장 무모한 일들을 저지르게 했다.
명부에 빨간 글씨가 적힌 사람들 앞에서 인간의 법은 사실 아무런 소용이 없다. 하지만 그들이 그런 용감을 저지르며 도달하려는 목표는 단 하나. 바다를 보는 것. 우리가 이렇게 치열하게 견디며 사는 것은 어쩌면 죽기 직전 그들이 바다를 보는 것이 소원인 것만큼 어떻게 보면 아주 사소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사소한 것을 위해 바쁘고 용감하고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 눈감는 순간, 몇 초라도 그 사소함을 손에 넣기 위해서라면.
사실 천국에 들어가는 문은 인간의 기준 따위는 상관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그들은 천국에 갔을 거니까. 마치 마지막 순간 오딘을 외치고 죽으면 발할라로 간다는 북유럽의 신화처럼 바다는 그들에게 오딘이었다. (그런데 바다를 항상 보던 사람이 바다를 더 보고 싶을까 아니면 바다를 한 번도 못 본 사람이 바다를 더 보고 싶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