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영화관 안영채 X 모노플렉스 티켓 가격 인하 후 실적
세계 최초의 한옥 영화관인 '안영채 X 모노플렉스'의 티켓 가격 인하를 시행한 지 한 달을 훌쩍 넘었다. 오늘은 독자분들께 현재까지의 결과가 어떤지를 공유드리고자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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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채의 가격정책은 다음과 같이 3가지 시기로 나뉜다.
① 오픈이벤트 시기(22년 3월~6월): 성인 15,000원, 키즈 10,000원
② 음료패키지 시기(22년 7월~23년 3월): 성인 20,000원, 키즈 15,000원 (웰컴드링크 1잔 포함)
③ 가격 인하 시기(23년 4월 10일~): 성인 15,000원, 키즈 11,000원
처음의 가격정책은 일반 영화관의 서비스를 기준으로 책정했다. 멀티플렉스 3사의 주말 기준 일반 영화의 가격은 15,000원이다. 안영채 X 모노플렉스는 이 멀티 3사의 영화관에 대비하여 좌석이 넓고, 좌석 간 간격도 훨씬 넓어 고객이 더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다. 여기에 글린공원 음료 1잔을 웰컴드링크로 제공하기에 성인 기준 20,000원을 책정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금액이 고객에게 있어서는 상당히 높은 가격대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이미 15,000원이라는 영화 가격이 높다고 고객들이 인식하는 상황에서, 아무리 프리미엄함을 갖추고 웰컴드링크를 제공한다 할지라도 20,000원이라는 가격이 큰 허들로 작용한 것이다.
이에 22년 전체 객석률은 11.8%에 그치고 말았다.
23년에 들어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에 변화를 주기로 결정했다. 안영채 X 모노플렉스의 운영사인 메리그라운드 측과 기존 실적을 점검하고 가격체계를 변경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가격체계의 변경 사고 과정은 다음과 같았다.
① 웰컴 드링크를 제외하여 가격을 낮춘다.
② 가격을 소비자의 영화 심리적 가격 저항선인 15,000원으로 내린다.
③ 매일 1회 차(11시경)에 조조할인을 도입한다.
④ 가격을 내리면 영화 매출을 줄겠지만, 더 많은 관객이 방문하게 될 것이고, 다이닝 시네마의 특성상 F&B 구매를 더 일으켜 매출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23년 4월 10일, 변경된 요금체계가 적용되고, 고객의 예매가 하나둘씩 늘어나는 것이 보였다. 4월에는 가격 변경 전보다 약 10~20% 정도 관객수가 늘어났는데, 그렇게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었다. 하지만 5월이 되자 예매가 폭발적으로 붙기 시작했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극장판 짱구는 못 말려: 동물소환 닌자 배꼽 수비대>, <존 윅 4>, <드림>,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같은 대형 영화들이 개봉했기 때문이다.
▶ 가격 인하 전(23년 1월 1일~4월 9일): 객석률 9.6%
▶ 가격 인하 후(23년 4월 10일~5월 31일): 객석률 21.8% (▲12.2%)
가격 인하 전에 비해 무려 객석률이 12.2%p가 상승했다. 2배도 넘는 상승의 동력은 단연 가격 인하였다. 전년 동기인 22년 5월에는 <범죄도시 2>가 개봉했었는데, 당시의 객석률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객석률이 상승했다.
▶22년 5월 객석률 13.1%
▶23년 5월 객석률 25.0% (▲11.9%)
전체 관객 대비 조조회차의 관객 비중도 증가했다. 객석률이 아닌 관객 비중으로 계산한 이유는, 조조할인이 유의미한 관객 유인 효과를 주었는지 알아보기 위함이다. 가격 인하 전에 비해 7.8%p가 상승했는데, 이는 관객들이 조조할인을 인지하고 이용한다는 뜻이다.
▶ 가격 인하 전 조조회차 관객 비중(23년 1월 1일~4월 9일): 12.6%
▶ 가격 인하 후 조조회차 관객 비(23년 4월 10일~5월 31일): 20.4% (▲7.8%)
네이버 리뷰에도 가격이 저렴하다는 평이 많이 늘었다. 이전에는 보기 힘든 평이었다. 거기에 편안함과 식사를 같이 할 수 있다는 장점까지 더해지니 재방문율도 늘기 시작했다.
이제 5/31(수)에 상반기 최고의 기대작 <범죄도시 3>가 개봉한다. 이미 예매가 상당히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경험상 매진될 것으로 예상이 되는 속도다. 가격 인하를 통해 동탄 지역에 '안영채 X 모노플렉스'라는 영화관을 인식시키고, 영화 보기 좋은 특별한 영화관으로 드디어 포지셔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기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세계 최초의 한옥 영화관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컨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약케팅이라 불릴 정도로 MZ세대에게 약과가 유행하는 지금, 약과, 한과, 식혜, 수정과, 오미자차 등 한옥 공간에 맞는 F&B를 판매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군복이나 한복, 용포 등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등도 좋을 것이다. 퇴장로에 제기차기나 투호 등의 전통놀이를 비치하는 것도 컨셉을 강화할 수 있는 하나의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안영채 X 모노플렉스'가 단지 저렴하고 넓은 영화관이 아니라, 정말로 '한옥 영화관'으로서의 특별함까지 고객에 인식시킬 수 있다면, 이곳은 정말로 세계 최초이자 최고의 '한옥 영화관'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