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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관매니저 Oct 22. 2023

포포시네마 먹거리 구성하기: 델리&과자&음료류

키즈 영화관 '포포시네마' 프로젝트 진행기 ④

'키즈 영화관' 다운 간식은 무엇일까?

새 브랜드가 시장에 진입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는 어떻게 고객들이 이 브랜드를 인지하게 만들 것이냐는 점이다. 새 브랜드는 당연히 기존 시장에 없거나 부족했던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선함이 있어야 하지만, 해당 상품이나 서비스를 보았을 때 소비자가 경험을 통해 예상하는 특정 수준을 충족해 줘야 시장에 진입하기 더 수월해진다.


그중의 한 예시가 팝콘이다. 모노플렉스는 기존의 영화관과는 다른 형태를 보여주지만, 고객들은 지난 25년간 '영화관=팝콘'이라는 공식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있기에 따뜻한 제조 팝콘이 없는 점이 '영화관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다.


포포시네마의 F&B를 구성함에 있어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어떻게 하면 고객들에게 이곳이 영화관이면서 키즈 시설로 인식될 수 있도록 먹거리를 구성할 수 있을까. 키즈 전용관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구성하면서도 같이 찾는 부모님들도 즐길 수 있는 구성이 필요했다. 그래서 먼저 영화관과 키즈카페의 대표 간식을 리스트업 해보았다.


영화관, 키즈카페 대표 간식 리스트
ⓐ 영화관 대표 간식: 팝콘, 핫도그, 즉석구이 오징어, 치즈볼, 구슬아이스크림, 콜라 등 탄산음료
ⓑ 키즈카페 대표 간식: 뽀로로 음료, 과일 주스, 커피류, 과자류, 치즈, 피자, 떡볶이, 돈가스, 새우볶음밥, 주먹밥, 소떡소떡, 핫바


먼저 리스트 중에 제외할 간식을 정했다. 어린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키즈 영화관인 점을 고려, 뾰족한 끝에 다칠 위험이 있는 꼬치류를 제외했다. 다음으로 조리시간이 긴 음식을 제외했다. 영화관을 방문하는 대다수의 고객은 광고시간을 고려하여 영화시작시각 10분 전 정도에 도착한다. 그러다 보니 빠르게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따라 직접 조리가 필요한 떡볶이, 돈가스, 새우볶음밥을 제외했다. 마지막으로 핑거푸드로 보기 어려운 주먹밥을 제외했다.



안전, 조리시간, 핑거푸드 등을 고려한 포포시네마 간식류 리스트

ⓐ 영화관 대표 간식: 팝콘, 핫도그, 즉석구이 오징어, 치즈볼, 구슬아이스크림, 콜라 등 탄산음료

ⓑ 키즈카페 대표 간식: 뽀로로 음료, 과일 주스, 커피류, 과자류, 치즈, 피자, 떡볶이, 돈가스, 새우볶음밥, 주먹밥, 소떡소떡, 핫바



위 간식 종류를 바탕으로 모노플렉스 팀원들과 회의를 진행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데리고 계신 프로님의 의견을 경청했다. 공통적으로 나온 의견은 ① 오븐이나 전자레인지로 조리할 수 있는 간편한 간식, ② 아이들이 먹기에 크지 않은 한입 간식, ③ 가능하면 유기농 간식, ④ 가능하면 인지도가 높은 캐릭터가 있는 간식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취합된 의견을 바탕으로 시식용 샘플을 구매했다.


핫도그

핫도그는 롯데 쉐푸드 디지몬어드벤처 우유핫도그와 하우스원푸드의 델리한입츄러스(소시지)를 후보로 선정했다. 우유핫도그는 확실히 우유를 넣어서 부드러움이 일품이었다. 소시지 츄러스는 처음 보는 유형의 간식이었는데 팀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① 크기가 작아 먹기가 간편하며, ② 소시지가 적당히 짭짤하니 맛이 좋았고, ③ 츄러스 소시지라는 자체가 신선한 재미를 주었다.


두 제품 모두 반응이 좋아 두 제품을 모두 판매할까도 고민했으나, 비슷한 제품을 판매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으로 델리 한입 츄러스(소시지)를 핫도그류 판매품으로 최종 결정했다.

핫도그 후보군: 롯데 쉐푸드 디지몬어드벤처 우유핫도그, 하우스원푸드 델리한입츄러스(소시지)


치즈볼

치즈볼은 하우스원푸드, 맘스터치, 마니커에프앤지의 3파전이었다. 우선 하우스원푸드의 치즈볼은 주문 후 알고 보니 튀김기가 필요한 제품이었다. 에어프라이어와 전자레인지로 조리를 해보았으나, 밀가루 맛이 강해 먹기가 어려웠다. 튀김기가 있으면 맛있는 제품일 것으로 생각되나, 포포시네마에 튀김기는 사용하지 않을 예정이기에 후보에서 제외되었다.


맘스터치 크림치즈볼은 오븐, 전자레인지, 에어프라이어 조리가 가능했으며 브랜드 명성답게 아주 맛있었다. 팀원들에게 호평을 받았으나 성인에 맞춰진 제품이다 보니 크기가 커서 아이들이 먹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마니커에프앤지의 크림치즈볼은 오븐, 전자레인지, 에어프라이어 조리가 가능했고, 맛도 괜찮았다. 다른 치즈볼보다 확연히 크기가 작았는데, 아이들이 먹기에 가장 알맞았기에 최종적으로 치즈볼 판매품으로 결정했다.

치즈볼 후보군: 맘스터치 크림치즈볼(왼쪽), 하우스원푸드 치즈볼(가운데), 마니커에프앤지 크림치즈볼(오른쪽)
기타 판매 후보군: 하우스원푸드 델리한입츄러스(커스터드), 미니붕어빵, 커피콩빵


핫도그와 치즈볼 후보군을 찾으면서 하우스원푸드라는 판매처를 알게 되었는데, 핑거푸드 제품들이 많이 있어 흥미가 일었다. 이에 델리한입츄러스(커스터드)와 미니붕어빵, 커피콩빵도 추가로 샘플을 주문해서 시식해 보기로 했다. 미니붕어빵과 커스터드 츄러스는 맛은 있었으나 에어프라이어와 전자레인지로 조리했더니 바삭하지 않고 물렁한 느낌이 강해 아쉬움이 있었다. 커피콩빵의 경우는 모양은 재밌었으나 기대했던 맛과 식감은 아니었다. 최종적으로 세 제품 모두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무실 냉동고에 가득 찬 시식용 샘플들


땅콩버터 오징어

땅콩버터 오징어는 키즈 간식이라 보기에는 어려워 제외를 고민했었다. 하지만 CGV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인기 있었던 메뉴인 오징어를 포기하기가 쉽지 않았고, 로비에서 풍기는 오징어 냄새가 주는 영화관의 맛이 있기에 부모님을 타깃으로 한 메뉴로 생각하여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땅콩버터 오징어의 경우 영화관에서 사용하는 제품이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샘플 구매해서 먹어봤더니 잘 아는 그 맛이었다. 고민 없이 그대로 판매하기로 했다. 한 가지 고민되는 부분은 조리기구였다. 전자레인지로 조리하자 살짝 눅눅한 느낌이 났고 균일하지 못했다.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한 것은 전자레인지보다는 맛있었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있었다. 이에 일전에 사놓고 잘 쓰지 않던 와플기기를 이용해 조리를 해보니 드디어 우리가 잘 아는 영화관의 그 맛이 나왔다. 매점 기기를 최소화시키고 싶어 오징어 구이 기기를 사지 않으려 했었는데 이렇게 맛이 차이가 나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오징어 구이 기계, 결국 주문해버렸다.

영화관 땅콩버터 오징어 맛을 구현하기 위해 오징어 구이 기계를 살 수 밖에 없었다.


피자

가히 냉동피자의 전성시대라 할 만큼 온라인에, 마트에 수많은 냉장, 냉동 피자 제품들이 있었다. 그중 시선을 끄는 제품이 있었는데, 바로 한성기업의 미니 시카고 피자였다. 가격도 저렴하고 크기도 작아 아이들이 먹기에 알맞아 보였다. 샘플을 구매하여 시식해 보니 빵 부분이 살짝 두꺼운 느낌은 있었으나 생각보다 맛도 좋았다. 다른 후보를 굳이 비교하지 않아도 적절하다 판단되어 판매품으로 최종 결정했다.

한성기업 미니 시카고 피자. 체다치즈, 데리야끼치즈 2가지 맛이 있다.


과자&젤리&치즈류

과자류는 홈플러스에서 구할 수 있는 여러 개를 샘플로 사서 시식을 해보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해태계란과자, 홈런볼, 킨더조이보이, 하리보는 필수로 판매하기로 하고, 뽀로로 캐릭터를 사용하는 크리스피롤과 유기농 솜사탕을 추가했다. 떡뻥은 여러 제품을 비교하고 최종적으로 아이얌 브랜드의 유기농 쌀과자 떡뻥으로 결정했다. 치즈는 답이 쉽게 정해졌는데, 서울우유 치즈큐빅파티로 선정했다.

포포시네마의 판매 스낵류
스낵류 결정 위한 여러 제품 시식


아이스크림

매장에서 미니멜츠나 디핀다트 구슬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면 냉동고도 업체에서 제공하기에 편리한 점이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포포시네마 바로 맞은편 카페에서 이미 디핀다트를 판매하고 있었다. 이에 우리는 미니멜츠를 판매할까 하는 고민이 있었지만, 똑같은 구슬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것은 상도에 어긋나기도 하고 애초에 구슬아이스크림 자체가 마진이 많이 남는 제품이 아니기에 굳이 욕심을 부릴 필요가 없어 제외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이스크림이라는 품목을 포기하기는 어려워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수제 천연 과일아이스크림 아이팝씨클이 눈에 들어왔다. 5가지 맛을 주문했는데, 생산이슈가 있는지 배송이 무려 3주가 걸렸다. 그것도 5가지 맛이 아닌 망고맛만 도착했다. 고객센터에 문의를 남기고 팀원들과 망고맛을 먼저 시식했는데 놀라운 맛이었다. 과육이 60% 함량 되었다는 설명답게 진한 과일이 맛과 향이 났고, 식감도 좋았다. 알고 보니 엄마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아이스크림이라고 한다. 생산 이슈와 배송 속도가 매우 걱정되지만 품질이 좋고 천연 수제 아이스크림이라는 점에서 키즈 영화관에 아주 잘 어울리는 제품이라고 생각했다. 최종적으로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맞은편 카페에서 구슬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있기에, 수제 천연 과일 아이스크림으로 방향을 틀었다


음료류

음료 구성은 필수적인 품목이 있다 보니 일사천리였다. 밀크북 바이 모노플렉스에서도 판매 중인 뽀로로 음료와 삼다수, 골드메달 애플주스, 산펠레그리노를 구성했다. 여기에 유기농 주스로 요미요미 브랜드 유기농 주스와 뽀로로 워터젤리를 추가했다. 뽀로로 시리즈의 경우 극장판 영화가 자주 나오는 관계로, 뽀로로 제품이 있으면 많이 사용하고자 했다.


탄산음료의 경우 어린이 건강 문제로 판매가 조금 고민스러운 부분이 있었지만 영화관에서 탄산음료가 빠진다는 것도 부자연스러워 부모님이 마실 음료로 생각하고 500ml 페트를 추가했다.


커피는 커피 머신을 추가할까 고민했으나, 바로 반대편에 카페가 있기도 하여 제외했다. 그래도 커피 품목을 1개는 가져가고 싶어 카페에 일가견이 있는 운영 담당 프로님께 선정을 요청하였고, 빈브라더스의 콜드브루 캔을 추천해 주셔서 판매를 진행해 보기로 했다.

포포시네마 판매 음료류




용기 선택하기

이제 선정된 F&B 판매품을 담을 용기를 선정할 차례다. 이 부분은 능력자 디자이너에게 전담시켰는데, 직전 회사가 유명 컵밥 프랜차이즈 회사였고 1호점부터 시작해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브랜드 디자인으로 활약한 분이기에 믿고 맡기면 되었다.


용기 샘플이 도착하여 샘플로 시킨 간식들을 조리해 담아보았다. 델리류는 이미 결정된 것처럼 크림치즈볼, 미니 핫도그 츄러스, 땅콩버터 오징어, 미니 시카고 피자까지 4가지를 판매한다. 가급적 용기 종류를 적게 쓰는 것이 효율적이므로 그 부분을 중점 해서 팀원들과 상의했다.


담음새와 호환성을 고려했을 때 크림치즈볼, 미니 핫도그 츄러스, 땅콩버터 오징어는 깊이가 있는 직사각형 용기를 같이 쓸 수 있었다. 미니 시카고피자는 원형이다 보니 정사각형 용기를 사용해야 했다. 용기는 이렇게 2가지로 결정했다.

다양한 용기 사이즈로 담음새를 비교했다




판매 가격 결정하기

마지막으로 최종 결정된 판매품들에 대해 판매 가격을 결정해야 한다. 키즈 영화관이지만 구매는 부모님들, 특히 어머님이 하시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 설정이 중요하다. 보통 F&B 매장에서는 원가율을 20~30%로 잡아 판매를 한다. 하지만 포포시네마의 경우 직접 조리가 들어가는 제품이 없기 때문에 마진을 높게 가져가기는 힘들다. 기존 영화관과 같은 품질이라면 조금 더 싸게 제공하여 심리적으로 더 합리적으로 보이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어머님들은 가격에 민감할 것이다, 아니다 요즘은 아이에게 돈을 아끼지 않는다 등 다양한 의견으로 치열한 토론이 이뤄졌다. 최종적으로 우리는 마진을 낮추고 X900원 대로 합리적인 가격 설정을 해 판매량을 늘리는 박리다매식 매점 판매 전략을 선택했다.


멀티플렉스 팝콘 중 사이즈는 고소 5,000원, 달콤 6,000원이다. 우리의 팝콘 용기는 멀티플렉스 팝콘 중 사이즈보다는 크다. 하지만 고소는 3,900원, 달콤과 반반은 4,900원으로 결정했다. 모든 품목에 대해 치열한 토론을 통해 아래와 같이 최종적으로 판매 가격이 결정되었다.

팝콘류
고소 팝콘  3,900원
달콤 팝콘  4,900원
반반 팝콘  4,900원
델리류
한입 츄러스 핫도그  3,900원
크림치즈볼             3,900원
미니 시카고피자      2,900원
땅콩버터 오징어      4,900원
과자&젤리&치즈류
해태계란과자               2,000원
홈런볼                        2,000원
하리보                        2,000원
뽀로로 한입 크리스피롤  3,500원
킨더조이보이               1,500원
뽀로로 유기농솜사탕     2,000원
아이얌 유기농 떡뻥       3,500원
서울우유 치즈큐빅파티  4,900원
음료류
뽀로로 음료                  1,500원
요미요미 유기농 주스     1,500원
뽀로로 워터젤리            1,500원
삼다수                         1,500원
탄산음료 500ml              2,500원
골드메달 애플주스         4,000원
산펠레그리노                3,000원
빈브라더스 콜드브루(캔) 3,500원
아이스크림
수제 천연과일 아이스크림 아이팝씨클 3,000원


이 판매품목은 고객 반응과 판매추이에 따라서 다양하게 변화를 시도할 예정이다. 모노플렉스 지점 중에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직영점이고 매점을 운영하는 유일한 곳이기에 많은 소비자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 방문하는 고객과 함께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국내 유일의 키즈 전용 영화관을 만들어 가겠다.




※시리즈

① 김포에 새로운 키즈 영화관을 만듭니다

② 김포 키즈 영화관 오픈의 첫 삽을 뜨다

③ 아이들이 장 보는 영화관, 포포시네마

④ 포포시네마 먹거리 구성하기: 팝콘

⑤ 포포시네마 먹거리 구성하기: 델리&과자&음료류

모노플렉스 및 영화관 사업/인허가 관련 문의
E-Mail   lbm@monople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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