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새벽의 접속, 삶이라는 무기를 다듬는 시간

독서토론을 처음 시작한 후기

by 책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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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깊은 잠의 바다 아래 침잠해 있을 일요일 새벽 5시 30분, 저는 조금 떨리는 손가락으로 노트북 전원을 켰어요. 감정노트의 첫 줄에는 '어스름 속에 핀 연결의 빛'이라고 적어 두었어요. 일용일 아침이라는 달콤한 휴식을 뒤로하고, 차가운 새벽 공기를 가르며 모니터 앞에 앉는다는 건 어쩌면 스스로에게 건네는 가장 단단한 약속일지도 모르겠어요.






화면이 켜지고 줌(ZOOM)의 파란 불칩이 방 안을 채우면, 약속이라도 한 듯 하나둘씩 나타나는 다섯 개의 작은 사각형들. 비록 각자의 방, 각자의 온기 속에 머물고 있지만, 우리는 같은 시간에 깨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묘한 연대감을 느끼곤 해요. 헝클어진 머리칼을 대충 매만지고 따뜻한 찻잔을 감싸 쥔 채 건네는 "안녕하세요"라는 짧은 인사가, 고요한 새벽하늘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지요.




오늘 우리가 함께 펼친 책은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였어요. '무기'라는 다소 서슬 퍼런 단어가 새벽의 정적과 어울릴까 싶었지만, 이야기를 나눌수록 그 단어는 날카로운 칼날이 아니라 우리를 지켜주는 든든한 방패처럼 다가왔답니다. 5명의 참가자가 각자의 살이라는 전장에서 마주했던 고민과 상처를 꺼내어 놓을 때, 철학은 딱딱한 이론이 아니라 비로소 숨을 쉬는 위로가 되었어요.



"내 삶의 주도권을 놓치고 실지 않아서 이 새벽을 선택했어요. "누군가 나직하게 뱉은 그 문장이 제 마음속에 깊은 울림을 남겼거든요. 오전 7시, 창밖으로 서서히 동이 터 오는 것을 지켜보며 나누는 대화 속에서 저는 깨달았답니다. 우리가 이 이른 시간에 모인 이유는 단순히 지식을 채우기 위함이 아니라, 다음 한 주를 버텨낼 마음의 근육을 함께 단련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것을요.






혼자였다면 그저 무겁게만 느껴졌을 철학의 문장들이, 함께 읽고 나누는 과정을 통해 보드라운 빛의 조각들로 변해가는 경험은 참으로 소중했어요. 모니터 너머의 눈빛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줄 때, 주말 아침의 고단함은 어느새 맑은 깨달음으로 치환되곤 하지요. 세상은 여전히 치열하고 내일의 출근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만, 오늘 새벽 다듬은 이 '무기' 덕분에 마음 한구석이 든든해진 기분이에요.





서로의 일상을 응원하며 로그아웃 버튼을 누르는 순간, 방 안으로 스며든 아침 햇살이 유난히 투명해 보였어요. 우리는 그렇게 각자의 자리에서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었지요. 거창한 성공담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그저 남들보다 조금 일찍 깨어 나를 돌보고, 타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던 이 90분의 시간이 우리 삶을 지탱하는 가장 다정한 무기가 되어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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