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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Prolog 몽골 여행 준비 과정

MBTI 슈퍼 P의 여행 준비과정

by 밍요

여행지 선택 과정은 아주 간단했다.

“앞으로 더욱 가지 못할 여행지를 가자!”

금액적으로도 부담되지 않는 곳,

아직 가보지 못한 곳,

앞으로도 더욱 가기 어려울 곳,

바로 “몽골”이었다.




최근 코스모스 책에서 별, 행성, 그리고 우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기회가 있었다.

가능하면 별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달 없는 날”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가장 빠른 달 없는 날은 2025년 8월 23일, 내 두 눈으로 별자리와 은하수를 봐야지✨


출발 10일 전, 동행을 구하고 비행기 티켓을 예약했다.

극한의 P성향 탓에, 10일 전 티켓을 끊은 것조차도 상당히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늦게 예약한 덕분에 여행 코스나, 동행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도 없었지만, 이상하게도 불안하지는 않았다.

30대가 되고, 나이를 먹으면서 좋은 점은,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마음가짐이 생긴다는 것이다.(곁에 든든한 짝꿍이 있어서 더 그런 것 같다.❤️고마워!! )


출발하기 며칠 전부터는 네이버 몽골여행 카페(러브몽골)에서 여행 팁을 찾아보고, 몽골에 관련된 에세이도 한 권 읽었다.

읽었던 책 표지에는 빨간색 몽골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이 포즈를 취하고 있는데, 그 쨍한 색감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평소에는 잘 입지도 않는 빨간색 두꺼운 가디건도 하나 샀다.

간만의 여행이기도 하고, 한국과 날씨가 상당히 다를 것으로 예상되어서, 생각보다 준비할 게 많았다.

가디건, 판초, 필름 카메라, 핫팩, 마스크 등 주문을 하다 보니, 집 앞에는 어느새 택배상자가 한가득 쌓였다.

난생 처음 사본 필름카메라와 한여름에 방출된 겨울옷

몽골은 8월에도 4계절이 다 있다고 한다.

한시도 에어컨을 끌 수 없는 대한민국의 한여름에, 깊숙이 넣어두었던 겨울옷상자들을 꺼내서 패딩과 후리스, 가디건을 꺼냈다.

한국은 이렇게 더운데 몽골에서 진짜 패딩을 꺼내 입을 일이 있을까 살짝 의문이 들기도 했다.

겨울옷들이 대부분 어두컴컴한 옷이라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4계절이 다 있다는 말은 여름도 있다는 말일테니, 휴양지에서 입을 수 있는 쨍한 색상의 예쁜 여름 원피스도 두 개 챙겼다. 꼭 입어볼 수 있길 바라며..



출발 전날에는 달러 환전과 마지막으로 다이소에서 필요한 물건들, 옷가지를 챙기면서, 오래간만에 여행의 설렘을 만끽했다.

겨울옷이 들어가다 보니, 24인치 캐리어가 너무나도 작게 느껴졌다.

( 다음 여행엔 꼭 28인치 캐리어를 가져가리.. 다짐했다.)

미어터질 것 같은 캐리어를 무릎으로 꾹꾹 눌러가며 겨우 지퍼를 닫았다.

배불뚝이처럼 옆으로 뚱뚱해진 캐리어를 보니, 마치 캐리어가 “살려줘..아니 그냥 죽여줘..”라고 소리치는 것 같았다.


캐리어까지 닫고 나니 이제 정말로 실감이 난다.

음식, 날씨, 화장실 문제가 조금은 걱정이지만, 고생해 가면서 해본 경험은 절대 잊을 수 없을 거라는 변태적인 생각이 있어서, 오히려 설레었다.


물건 잃어버리지 않기, 나랑 남편 잘 챙기기 딱 이거면 된다.

제발.. 핸드폰 잃어버리지 말고, 다치지 말고, 싸우지 말고, 울지 말고 돌아오자!!

(특히 핸드폰…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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