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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촐로트 협곡, 허르거화산

뒤 돌아보면 더욱 예쁜

by 밍요

아침부터 날씨가 좋다.

바람에 펄럭이는 국기가 예뻐 보여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의 국기는 좌우가 바뀐 상태이다.

왼쪽 줄무늬 중앙에 몽골의 소욤보(Soyombo)라는, 자유와 독립을 상징하는 무늬가 있고, 파란색 줄무늬는 영원한 푸른 하늘을 , 빨간색 줄무늬는 영원을 의미한다고 한다.

몽골의 자연과 색상도, 그 의미도 아주 잘 맞는 국기라고 생각했다.

게르와 몽골 국기


아침식사는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았다.

이전에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향신료 때문에 거의 밥을 먹지 못했었는데, 몽골은 생각보다 내 입맛에 잘 맞았다.

마요네즈에 버무린 마카로니와, 밥+고기, 오이와 토마토가 나왔다. (오이 아주 큼. 맛은 한국 오이랑 똑같다.)


아침식사


음식을 카메라로 찍은 뒤 카메라를 식탁 위에 올려두었는데, 종업원으로 보이는 몽골 친구가 다가와서 핸드폰에 구글 번역기에 무언가를 써서 보여줬다.

"사진을 찍고 싶은데, 카메라 좀 빌릴 수 있을까요?"


처음에는 '나를 찍어주겠다는 건가?' 하고 순간 기대했는데, 카메라를 든 자기 모습을 핸드폰으로 찍고 싶다는 의미였나 보다.

나는 카메라를 흔쾌히 빌려주었는데, 식사가 끝났는데도 그 종업원이 돌아오지를 않았다.

순간 유럽 여행에서 핸드폰 소매치기를 당했던 기억(2019년도 두 번, 2022년도 한 번)이 떠올랐다.

'혹시 나 지금 몽골에서 또 당한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뒤 쪽에서 몽골 친구들이 카메라 하나 가지고 꺄르르 꺄르르 자기들끼리 즐거워하고 있는 소리가 들렸다.

내 카메라 엄청 안 좋은 건데,, 괜한 의심을 해서 머쓱해졌다..


카메라 하나 가지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참 귀엽고 순수하게 느껴졌다.

식당 내부

둘째 날 일정은 촐로트협곡(Chuluut Gorge) - 허르거화산(Khorgo Volcano) - 마지막으로 테르힐차강 호수(Terkhiin Tsagaan Lake)이다.

몽골에서는 8000년 전 허르거 화산에서 분화가 있었고, 마그마가 지나가면서 만든 협곡이 촐로트협곡이며,

화산이 분출할 때, 용암이 테르히르강(Terkhiin River)을 막아 만든 것이 테르힐차강 호수 라고 한다.


8천 년 전이면 아주 까마득한 옛날인데, (폼페이 화산 폭발이 2천 년 전이다)

아직도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이 신기했다.

촐로트협곡(Chuluut Gorge)

쫄보는 촐로트 협곡에 더 이상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다. 멀리서 봐도 깊이가 대단하다.


표지판의 의미는?

나무가 쓰러질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건가?


기사님 왈 : 쉬었다 가시오 라는 의미라고 한다.

도대체 나무는 왜 기울어져 있는 거지??


허르거화산 올라가는 길


한국에서는 등산할 때 정상이 아니고서야 뒤를 돌아보더라도 나무에 가려 풍경을 보기가 어렵다.

허르거 화산은 잠시 올라가다 뒤돌아보고, 또 잠시 올라가다 뒤를 돌아봐도, 광활한 평야에 펼쳐진 숲 광경이 그림처럼 펼쳐졌다.

아무래도 날씨도 한몫 톡톡히 한 것 같다.


허르거화산(Khorgo Volcano)

드디어 도착한 정상!! 다들 기념사진 찍느라 여념이 없다.

허르거화산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 것인지? 분화구 아래쪽에서도 사람 소리가 들렸다.

여하튼, 무섭다 나는.. 언제부터 이렇게 쫄보가 된 거지?


허르거화산을 오를 때는 반드시 운동화 또는 트레킹화를 신어야 한다.

현무암 재질의 가벼운 돌로 이루어져 있어서 미끄러지기 쉽다.

나도 몇 번 미끄러질 뻔해서, 가이드님이 몇 번이나 잡아주셨다. 다들 안전 등산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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