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by 비마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행복에 많은 관심을 쏟았다. 러셀은 저서 `행복에 이르는 길 (The Road to Happiness)'에서 말했다. “만일 우리 주위에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을 살펴본다면, 그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어떤 것들을 갖고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대부분 그 자체로서 즐길 수 있는 활동 (activity)이며, 더 나아가서는, (그 활동이) 무엇인가를 서서히 쌓아서 점차 형태를 갖춰가는 과정을 우리가 기쁘게 바라볼 수 있는 그런 활동이다.”


번역이 좀 어렵기는 하지만, 우리를 기쁘게 하는 무엇인가를 완성해나갈 수 있는 그런 활동을 갖는 것이 행복의 열쇠라는 얘기로 해석된다. 러셀이 말한 `acticity'는 활동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행동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아무튼 러셀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이다. 무엇인가를 적극적인 행위로 구현하지 않으면 행복하기는 어렵다. “활동없이 행복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자신의 활동으로 자신이나 외부세계에 무엇인가 긍정적인 변화를 준다는 것은 행복의 필수적인 요소다.


달리는 것과 피아노를 연습하는 것 역시 활동이다. 그 활동은 무엇인가를 만들어간다. 달리는 것은 나의 육체적인 건강과 더 좋은 마라톤 기록을 만들어가고, 피아노 연습은 나의 정신적인 건강과 함께 더 좋은 연주 실력을 만들어간다. 자신이 좋아하고 원하는 무엇인가를 점차적으로 향상시켜나가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다. 나는 그 과정을 좋아한다.


마라톤의 세계나 피아노의 세계는 무한하다. 내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마라톤의 세계신기록을 세운다거나 조성진보다 더 나은 피아노 연주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달리는 행동 그 자체, 피아노를 연습하는 행동 그 자체는 나에게 행복감을 준다. 그것이 중요하다. 내가 그 과정을 좋아하고 몰입할 수 있는 취미 활동을 발견한 것 자체는 행운이다. 그런 취미를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돈과 명예는 빼앗길 수도 있다. 사기를 당하거나 한순간의 실수로 수십년간 쌓아온 명예가 추락하는 사람을 수없이 본다. 그러나 마라톤과 피아노는 다른 사람이 빼앗을 수 없는 나 만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나에게 행복을 준다.


유태인이자 독일계 미국인 철학자인 에리히 프롬은 그의 저서 `소유냐 존재냐‘에서 소유하는 삶보다 존재하는 삶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예나 재산, 지식, 지위, 권력 등을 소유하는 삶과 자신의 재능을 생산적으로 사용하며 세계와 하나가 되도록 살아가는 존재양식으로서의 삶을 비교한다.


그는 “사람은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하느냐’보다 자기가 무엇으로 `존재하느냐‘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유는 사용에 의해 감소되거나 유한한 어떤 것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존재는 우리가 본래 가지고 있는 잠재적인 능력을 표현하고 발휘함으로써 성장한다. 나는 마라톤과 피아노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마라톤과 피아노 연주라는 활동을 통해 나의 존재를 확인한다. 그리고 그 활동을 통해 기쁨과 활력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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