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예지 Oct 06. 2021

청소년을 위한 작은 응원, '10대를 위한 그릿' 서평


그릿(GRIT). 미국의 심리학자 앤젤라 더크워스가 개념화한 용어입니다. 특별한 성과를 내는 사람은, 재능도, 지능도, 지식도 아닌, 그릿이 뛰어났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책에서 말하는 그릿은 열정이 기반이 된 끈기와 노력, 근성을 의미합니다.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그릿, 제목 그대로 옮기면 '10대를 위한 그릿'입니다. 원제는 'You Are Awesome'입니다.



<10대를 위한 그릿> 매튜 사이드 / 다산에듀




You are AWESOME!




전 영국 국가대표 탁구선수이자, BBC 방송 스포츠 해설가인 저자 '매튜 사이드(Matthew Syed)의 이야기입니다. 부모님이 생일선물로 탁구대를 사 옵니다. 첫 탁구 경기에서 아버지에게 패하죠. 이야기는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이 상황에서 이 소년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탁구채를 내려놓고, "그만할래요. 난 원래 탁구 못 친다고요!"라며, 방으로 들어가 게임기를 집어 듭니다. 그리고, 탁구대는 창고에 처박혀 먼지가 쌓이다 중고로 팔리게 됩니다.



다른 선택도 가능하죠. 아빠에게 패할 때, 속에서 뭔가가 꿈틀거리며, '어떻게든 아빠를 이기고 싶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탁구채를 던져놓는 대신, '노력하면 조금이라도 나아질 거야. 밑져야 본전 아니겠어?'라며 마음을 다잡는 것입니다. 





같은 상황에서, 충분히 들 법한 두 가지 생각, 두 가지 선택지입니다. 이 이야기가 책에서 나오는 '평범한 잭'과 '탁월한 잭'의 선택입니다. 실제로는 저자인 매튜의 선택이죠. 매튜는 실제로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서두에 저자가 영국의 국가대표 탁구선수 출신이라고 한 것 기억하시죠? 그럼, 어떤 선택을 했을지 예측이 되실 거라 생각합니다.



챔피언이 되는 길을 선택했던 소년, 특별한 잭이 바로 저자입니다. 특별한 잭(이후로는 그냥 '잭'으로 지칭하겠습니다.)은 승부욕의 화신인 형과 탁구 연습을 시작합니다. 신기하게도, '형이 이기면 어쩌나'하는 걱정이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형이 더 잘 쳐서 자신에게 동기부여가 되길 바랄 정도였습니다. 연습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탁구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스스로를 믿는 마음은, 그 일에 쏟은 노력과 시간에서 나온다.




시간을 많이 보낸 만큼, 잭의 탁구 실력은 나날이 발전했습니다. 신기한 것은, 잭의 동네에 '탁구가 매우 재미있다.'라는 소문이 퍼지고, 온 동네에 탁구 열풍이 불기 시작합니다. 누군가가 새로운 일을 벌이자, 너도나도 그 일을 해보고 싶어지게 된 것입니다.



잭은 시간 날 때마다 연습을 한 덕에, 그냥 잘하는 수준을 넘어, 무진장 잘하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동네 탁구팀을 거쳐, 전국 탁구 선수권대회 결승에까지 진출하게 됩니다. 결승에서 잭은 자신이 걸어온 먼 길, 수년간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연습을 하던 장면을 떠올립니다.





누구나, 중요한 순간, 긴장되는 순간을 맞이할 때가 있습니다. 그 순간, 평정심을 잃지 않고 기량을 선보이게 되는 힘은 무엇일까요? 꾸준히 그 일에 쏟아온 열정, 그리고 시간들로 이루어진 '자신에 대한 강한 믿음'입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준비가 충분히 된 사람은, 그 시간이 기다려지고 설렙니다. 반면, 준비가 부족한 사람은, 초조해지고 불안합니다. 자기 자신의 상태에 대해, 누구보다 스스로가 잘 알고 있기에 나타나는 반응인 것이지요. 




재능을 뛰어넘는 힘





책에서는 두 가지 사고방식을 소개합니다. 성장형 사고방식과 고정형 사고방식입니다. 성장형 사고방식은 총 4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1. 능력은 근육이라는 생각


근육이 운동을 통해 커지고 단단해지는 것처럼, 능력도 연습과 훈련으로 강화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글을 잘 쓰고, 운동을 잘하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더 좋은 쪽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사고방식입니다. 능력은 타고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도 노력하면 능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2. 새로운 일을 하고 싶다는 열망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어려운 것은, 실패할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성장형 사고방식을 갖게 되면, 실패하더라도 새로운 일을 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도전에 주저하지 않습니다.



3. 비판을 적극 수용하는 태도


비판을 공격으로 여기지 않고, 발전을 위한 재료로 활용합니다. 여기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비판은, 나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나의 경기, 연습, 태도 등 그 대상이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판을 받을 때, 나 자신의 존재 자체가 비판을 당하는 것처럼 생각해서, 감정적으로 과하게 반응하기도 합니다. 



4. 목표 달성 후, 다음 단계를 설정하는 정신


목표 달성 후, 허무해지지 않고, 다음 목표를 찾아 출발하는 것입니다. 성취가 주는 감정적 만족에서 빨리 빠져나올 수 있어야 합니다. 





반대로, 고정형 사고방식은 모든 것이 다 정해져 있어, 변화되기 어렵다는 방식입니다. 공부나 운동을 잘하는 것, 친구들과 잘 지내는 것 등 많은 것들이 태어날 때 정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성공한다는 (타고난) 재능 중심적인 해석이 중심을 이룹니다.



10대를 위한 그릿에서는 당연히 '성장형 사고방식'을 갖출 것을 강력하게 권하고 있습니다.  




성공한 위인들의 삶에는 모두 그릿이 있습니다. 







"성공한 기업인이 되느냐, 실패한 기업인이 되느냐를 가르는 이유 중 절반은 온전히 인내심에 달려 있다." 스티브 잡스의 말입니다. 과거, 자신이 세운 회사인 애플에서 쫓겨났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픽사를 설립해 유명한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를 제작하고, 넥스트라는 IT 회사를 설립하여, 다시 애플로 복귀하게 됩니다. (애플이 넥스트를 인수하게 됨)



우리 같으면 스티브 잡스와 같은 상황에서 계속 도전을 할 수 있었을까요? 그가 주저 앉지 않고 계속 나아가게 한 힘은 무엇일까요? 바로 그릿입니다. 청소년을 위한, 10대를 위한 그릿을 소개하는 이유입니다.



영국의 전 총리인 윈스턴 처칠은 "체력이나 지능이 아니라, 부단한 노력이 우리의 잠재력을 여는 열쇠다."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살면서, 잠재 능력의 10% 수준 밖에 사용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발굴하지 못한 잠재 능력은 없는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삶을 발전시키기 위해, 잠재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해야겠지요?




면, 성장형 사고방식을 이해하게 된다.  




제가 신경가소성 이야기 여러 번 했었지요? (초등 아이, 스마트폰 사용 시간제한 고민이에요스마트폰 중독 중학생의 고민, 혼자만의 의지로 가능할까요?) 훈련을 통해 발달하는 뇌의 특성은, 노력하면 능력이 발전한다는 성장형 사고방식과 궤를 같이 합니다.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처럼, 뇌 안에 경로설정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원하는 목적지에 가기 위해, 경로설정을 제대로 해야겠지요? 





영국에는 블랙 캡이라는 유명한 택시가 있습니다. 복잡한 런던 시내에서 빠르게 길을 찾는 것으로, 또, 비싼 요금으로도 유명하죠. 블랙 캡 운전사들은, 면허를 받기 위해 런던 시내 약 25,000개의 도로와 수천 개의 지형지물을 외워야 합니다. 쉽지 않은 훈련이죠. 미로와 같은 런던 시내의 모든 도로를 익힌 베테랑 운전사와 초보 운전사의 뇌를 비교해 보았더니, 초보 운전사에 비해, 베타랑 운전사의 회백질이 증가해 있다고 합니다.  



훈련이 어려울수록, 신경망은 더 촘촘히 연결됩니다.  뇌를 사용한 만큼 신경회로가 발달하고, 우리의 능력도 끈기 있게 노력한 만큼 발전될 수 있습니다. 




실패를 겁낼 이유가 없다.




해리 포터의 저자인 조앤 K. 롤링은, 해리포터 원고를 완성한 후에도 12곳의 출판사에서 거절을 당했습니다. 믿기지 않지요? 롤링은 "실패는 다른 방법으로 배울 수 없었던 것들을 가르쳐 주었다."라고 말합니다. "내게 강한 의지와 생각보다 더 큰 절제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요.



노력하지 않고도 잘 하는 일들도 있죠? 대표적으로 모국어로 읽기입니다. 하지만, 과연 노력 없이 잘 읽게 된 것일까요? 이전에도 소개해드린 사례가 있습니다. (중학생 국어공부, 점점 어려워지는 이유가 뭘까?) 아래 두 문장을 보면, 1번 문장은 이해를 할 수도, 읽을 수도 없습니다. 반면, 2번 문장은 영어를 조금 배운 사람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죠. 모직 장갑을 끼고 있어서, 바나나 껍질을 까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죠.


1. loweonl tetnmis ysea ilhwe a enirwga egelPin otn is nabaan.

2. Peeling a banana is not easy While wearing woolen mittens.


하지만, 갓난 아기에게는 두 문장 모두 상형문자나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2번 문장을 읽을 수 있는 것은, 수년간 반복적으로 복잡한 훈련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저절로 알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요. 또한, 사람들 속에서 친구의 얼굴 알아보기, 가위바위보를 하는 방식 등, 우리가 노력 없이 쉽게 된다고 생각하는 활동들이, 사실은 고도의 복잡한 훈련의 결과입니다.






일상 속 그릿 높이기





성장형 사고방식에서 능력이 근육과 같다고 했지요? 다루기 쉬운 중량, 익숙한 강도로 운동해서는 근육이 늘지 않습니다. 그릿을 높이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내 수준보다, 좀 더 높은 목표를 세워 달성해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연습계획을 세워보세요. 운동을 잘하려면, 나보다 잘하는 사람과 연습하면 됩니다. 늘 하던 연습 방법 말고, 다양한 연습 방법을 시도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유독 땀을 많이 흘리고 힘든 연습이 있다면 꼭 하라고 조언합니다. 저자는, 실제로 꾸준한 훈련을 통해 국가대표의 위치까지 오른 자신의 경험을 통해 조언하고 있습니다.



수업 시간에 자신 있게 발표하려면 쉬운 관중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처음엔 거울을 보고 혼자 연습합니다. 다음엔, 반려동물, 가족, 친구들의 순서로 조금씩 난이도를 높여가며 훈련을 해봅니다.  수학 점수 올리기, 외국어 연습하기 다 마찬가지입니다.




10대를 위한 그릿, 마지막 조언





'평범한 잭' 기억나시지요? 첫 장면으로 돌아가 보지요. 평범한 잭은 TV 채널을 돌리다 전국 탁구선수권대회 결승 장면을 보게 됩니다. '평범한 잭'은 포기하지 않고 탁구선수가 된 '특별한 잭'이 승리를 향해 손에 땀을 쥐는 경기를 해나가는 모습이 멋있었을 겁니다. 자신과 비슷한 또래인데, 카리스마를 내뿜는 장면에 몰입되었을 겁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속이 답답하고 기분이 다운됩니다. '쳇, 누구는 뭐하나 잘하는 것도 없고, 이렇게 방에 처박혀 있는데, 누구는 엄청난 재능을 타고나는구나.' 이런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찹니다. 평범한 잭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무언가를 이루는 일은 앞으로도 없겠지요. 재능을 타고난 사람만 무언가를 이룬다는 사고방식에 갇혀 있으니까요.



어쩌면, 자신을 위한 편한 사고방식일 수 있겠지요. 그 사고방식에 갇혀 있는 한, 자신은 힘든 노력을 시도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일단, 지금으로서는 편할 겁니다. 



"기적을 일으키는 것은, 신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피겨 여제, 김연아의 말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