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 했으면 그만이지 무엇하러 뒤를 돌아보나-
1년 9개월 끝의 퇴사.
워라밸이라곤 눈곱만큼도 없었던 내 직장인 라이프 첫 장이 막을 내렸다.
마지막날까지 야근으로 피날레, 아주 일관성 있는 마무리였다.
마침 자리에서 사용하던 물티슈도, 치약도 딱 동이 났다.
(이럴 때의 쾌감을 아는가?)
애매하게 남아 곤란할 필요 없이.
회사에 대한 내 마음도 그랬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탈탈 털어 썼기에 어떤 찜찜한 마음도 없이 가뿐했다.
소진하다
점점 줄어들어 다 없어지다. 또는 다 써서 없애다.
애정도, 열정도, 맡은 바 책임도 한 톨도 남김없이 다 써서 없앴기에 어떤 미련도 남지 않는다.
이 후련한 기분을 위해서 그렇게 고생했나 싶을 정도로 값진,
과거의 내가 차곡차곡 모아 보낸 모처럼의 성취감. 안전하게 배송됐다.
뭐든 어영부영하는 걸 싫어한다. 시간을 낭비하는 것도, 도중에 포기하는 것도.
어떤 자리에서 어떤 역할을 하든 중요한 건 약속한 바, 목표한 바를 해내는 것. 상황이 불만족스럽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것. 그렇게 하지 않으면 괴로워서 밤에 잠을 못 잔다.
결국은 다 내 마음 편하자고 하는 일이다. 마음을 다 해야만 미련 없이 뒤돌아 설 수 있으니까.
그래야 깨끗한 마음으로 새로운 것들을 들일 수 있다.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백만 송이 백만 송이 백만 송이 꽃은 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나라로 갈 수 있다네
한 송이 꽃이라도 피우며 삽시다.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