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갈대가 아름답다. 그리고 10
동해(東海)
그들은 동해로 예쁜 고래 잡으러 가고,
우리는 70년 풍진(風塵) 씻으러 가다.
1월 칼바람이 우리를 맞아,
속세를 털어내려는데,
옷깃을 부여잡고 우리는 달팽이가 되는구나.
강릉 솔바람 다리 건너 동해를 마주하다.
겨울 투명한 동해바다,
그 벌거벗음에서 너의 힘이 솟는구나.
태초에서 지금, 억만년의 더러움을
다 받아도 너의 변하지 않음은,
오직 포세이돈 만이 알 뿐이리라.
경포대 지나 주문진해변.
동해는 우리 심장까지 차올라 적시고,
너의 냄새는 폐 속까지 뒤덮어서
아 너의 냄새가 너의 내음이
잊어버렸던 어머니 젖무덤 냄새구나.
낙산해변 지나 설악을 좌로 하고 속초등대.
갈매기와 나란히,
부딪치는 파도를 말없이 바라보다.
동해바다. 그것의 억만 억만 분의 1은 어머니의 눈물
파도에 섞이어 이리도 우리에게 세차게 달려오는구나.
장사항 지나 청간정
겨울바다, 설악 넘어도 힘찬 서풍 가운데 서서
어머니 젖가슴에 안긴 듯,
우리 가슴은 이제 비로소 따뜻해지고,
아 억만년 동해바다여
우리를 낳은 어머니가 너로부터 와서
다시 너 품으로 가셨구나.
아 어머니 어머니
아 동해여 동해여.
2018년 1월부터 몇몇 친구들과 강릉을 시점으로 하여 해파랑길을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해파랑길이란 부산 오륙도에서 시작하여 동해안 해안선을 따라 강원도 고성까지 750Km를 걷도록 조성된 길을 말합니다. 우리는 한 번에 2박 3일 일정으로 걷기 시작하여 2026년 마지막 몇 구간만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