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변호사 시험 한번 도전해 봐?

학구열 넘치는 40대 주부 도전기

by TriBeCa

고등학생 남매의 일과를 보고 있노라면 지난 17년간 얘네들 때문에 언제 그렇게 정신없이 바빴나 싶다. 아침 7시에 스쿨버스와 택시를 타고 각자 학교에 가는 아이들이 온갖 방과 후 활동까지 마친 후 집에 오는 저녁 6시까지 나에게는 온전히 자유시간이 주어진다. 그동안 아이들을 잘 서포트해서 각자의 자리에서 잘 해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지만 아이들이 대학에 가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늘 끊이지 않는다(운동을 하면서도 드라마를 보면서도). 특히나 국제학교에 다니면서 대학은 미국이나 영국으로 갈 아이들의 미래를 봤을 때 서울에 혼자 덩그러니 남을 나의 모습이 얼마 남지 않은 거 같아 항상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한다. 남편이 근 20년 동안 커리어를 이어오면서 breadwinner로서 가족을 잘 서포트해주고 있는 점은 늘 고맙게 생각하지만 언제까지 남편 혼자만 외벌이를 하는 삶을 지속할 수 있을지. 그동안 아이들 뒷바라지하느라 못했던 커리어를 살리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우연히 영국 변호사 시험 준비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SQE (Solicitors Qualifying Examination)이라고 하는 영국 변호사 시험은 법대생, 비법대생을 막론하고 누구나 응시 가능하며 1,2차의 시험을 통과한 후 QWE(Qualifying Work Experience) 즉 2년간 법률 관련 트레이닝 실무에 종사하는 조건을 충족시키면 영국 변호사 자격을 얻게 된다. 영국 변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조건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건 사실 딸의 영국 대학입시 준비를 하다 우연히 발견한 것이었다. 영국 법대 진학 관련 자료를 알아보던 중, 영국 변호사 자격시험이 2021년부터 새로 바뀌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3년 동안 로스쿨에서 공부해야 bar exam 자격이 주어지는 미국 변호사 과정 혹은 나이제한부터 엄격한 한국 로스쿨 과정에 비해 온라인으로도 공부할 수 있고 실무를 중시하는 영국 변호사 시험 과정이 합리적으로 느껴졌다. 시험에 대해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해볼 만하다는 아니 나를 위한 시험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애들도 고등학생이니 당분간 한국을 벗어날 일이 없을 테고 늘 공부하는 아이들 스케줄에 맞춰 나도 같이 공부할 수 있으니 공부를 위한 환경은 최적으로 갖춰져 있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야근이 많은 남편 덕분에(?) 밤에 같이 수다 떨면서 드라마를 보는 대신 온전히 나를 위한 공부 시간을 확보할 수 있으니 이쯤 되면 공부를 안 하는 것은 죄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2차에 걸친 시험 합격 후 실무 트레이닝 2년을 마치고 정식 영국 변호사가 되었을 때 아직 반백살(?)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플러스로 작용했다. 100세 인생 아닌가. 그동안 가족들을 위해 해외에서 열심히 살았다면 이제는 한국에서 나의 커리어를 위해 올인할 때다.

아이의 대입을 준비하다 우연히 20대 못다한 꿈을 이루기 위해 영국 변호사 시험에 도전하게 된 40대 주부의 이야기. 지금 뭔가를 하지 않으면 영원히 시작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긴박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이들 뒷바라지만 하다 보면 아이의 학업 성공에 너무 집착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혼재되어 시작한 길. 영국 변호사 준비 과정과 아이들 미국, 영국 유학 준비 과정을 차근차근 업로드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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