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불리 들쑤시다 남아있던 거 마저 달아난다

by 어느니


별거 아닌데 오랫동안 기억나고 새록새록 깃드는 것들이 있어요.

아주 어릴 적, 엄마 일을 돕는다며 아궁이에 불을 때다가 불이 가물가물 타오르지 않으면 부지깽이로 쑤시고 들추곤 했지요. 그 장면을 보시던 엄마가


“가만히 둬라, 섣불리 들쑤시다 남아있던 불기운마저 달아난다”


불기운이 아예 사라져 버리는 낭패를 경험하기도 했지요. 경박하게 굴다가 말이에요.

뭐라도 하면 불이 일어날 거 같아서 계속 부지깽이로 들쑤시면 매쾌한 연기가 눈과 코를 자극하게 되죠. 그러면 눈이 따가워 도망가 있다가 연기가 사라지면 아궁이에 앉아서 한참 기다려야 합니다. 성난 불기운과 연기를 달래면서요.

그 말이 새삼 되뇌어집니다.

날뛰는 원숭이 -흔들리고 요동치는 마음- 마냥 그냥 가만히 두지 못하는 경우 말입니다.


근데, 길들이면 무엇이 좋을까요?

내가 필요해서인가요? 상대를 위해서인가요?

그냥 그런가 보다 하면 안 되나요? 길들이려 하니 사달이 나는 건데 말입니다.

자신이 잘 안다며, 아는 만큼 행하다가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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