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과 내 꼬라지

by 어느니


어제저녁 유튜브를 보다 어느 콘텐츠에서 현대인의 얼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스마트폰 사진에 뽀샵이나 자체 발광이 되다 보니 우리가 자신의 민낯을 잃어버리고 산다는 말을 듣고 깊게 공감이 되었다.

나도 예전에 비해 거울을 자주 보지 않는다. 거울의 내 모습이 생경하게 느껴지기도 하니까.

입가 주름이나 피부가 노화되니 표정도 노화되는 꼴을 보는 게 왠지 불편해서다.

스마트 폰 사진 속 내 모습은 각도를 달리하거나 웃음과 세련된 표정으로, 내가 만족하는 모습이 나올 때까지 계속 찍고, 삭제되지 않고 보관된 얼굴은 그런대로 볼 만하다. 이모저모 단점을 커버할 수 있으니까.

근데 거울 속 나는 인정하고 싶지가 않다며. 왕비 거울도 아니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잠을 잤다. 꿈속에서 뾰루지 많은 내 얼굴이 이미지로 스쳐 지나가는 걸 보았다.

평소 뾰루지가 잘 나는 민감성피부는 아니었는데...


꼬라지를 외면하면 이렇게 될 수도 있다는 경고 같은.



- 피란델로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 중에서 발췌 -

"당신은 사람이 거울 앞에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게다가 그 거울이란게 우릴 단순히 우리 표정의 이미지 그대로 고정시켜 굳히는데 만족하지 않고 그 위에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찡그리고 뒤틀린 표정의 이미지를 우리에게 다시 내보여 주기라도 하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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