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자의 소통방식이란 것이
그가 안내해 준 대로 자동차 네비에 목적지를 찍고 달렸어요.
한 참 정해진 장소를 찾아가고 있는데 보내온 문자입니다.
“다 와 가실 때 오른쪽 언덕으로 올라가셔야 하는데 카페식당 지나서 우측 언덕으로 올라가셔야 해요”라는 문자가 들어와 있었습니다.
시행착오 없이 가리라, 그러던 중에 상대는 안심이 안 되었는지 운전 중인 내게 통화를 시도해 왔지요. 초행길인 내게 안내자는 자세하게 설명을 하였지만, 나는 운전하랴 귀로 들으랴 집중이 안 되었어요. 경로를 이것저것 세심하게 말하는데 잘 들리지도 않았고 장황하게 느껴졌어요. 사람이 하는 안내 말에 집중하면 네비 안내만 놓치는 게 아니라 둘 다 놓칠 것만 같았어요.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하나를 무시했던 거 같아요. 대충 키워드만 저장해 두고 여타의 것들은 흘려버렸습니다. 다시 연락하라는 말에 냉큼 전화를 끊었죠.
이쯤이면 어느 지점까지 온 거 같아 그제사 전화를 걸어 카페상호가 뭐냐고 했더니, 그런 건 모른다. 그냥 오다 보면 보일 것이다,라고 했어요. 차는 언덕배기에 주차하고 걸어오라고 한 말만 기억해 두었던 거죠.
‘다 와간다’는 걸 초행길에 어떻게 알아요? 했더니 네비에 표시되지 않냐고 하더군요. 문자에 익숙한 나로선 막연한 언술에 잠시 황당해했었죠.
물론 카페나 식당이 흔친 않았지만, 여러 동의 컨테이너 건물이 있었어요. 그래서 간판이나 상호를 물었더니 그냥 오면 탑차가 보이고 딱 보면 안답니다. 딱 보면 안다길래 나의 직관을 믿고 안내하는 사람의 말을 잘 안 들었어요. 딱 보면 알 텐데 뭐, 하는 느낌 있잖아요?
천천히 주변을 탐색하며 운행을 하다 카페를 발견하였고 주차할 공간이 없다는 말이 떠올라 카페 앞 너른 주차장에 일단 주차부터 했어요. 이왕 늦어진 거 여유를 두고 걸어갔죠. 흔하게 듣던 상호가 보여 그 건물을 찾았고 컨테이너 건물 입구에 갔더니 글쎄, 목적지 건물이 아닌 겁니다.
그래서 그가 말했던 카페 앞, 원점으로 회귀했고 거기서 다시 출발했어요. 첫 번째 우측도로는 비포장도로인지라 왠지 아닐 거란 생각이 들어 다시 직진해서 가다 보니 두 번째 우측 도로가 보였어요. 바로 우측이 아니라 비포장 우측 도로를 지나 그다음 포장도로를 말한 거였더군요. 그가 말하는 언덕을 향해 올라갔더니 정해진 장소의 낯익은 상호간판이 보였어요. 정문 앞에 주차할 공간은 분명히 있었답니다.
그러니까 두 번째 우측 도로 –포장된 도로- 였던 겁니다. 전달하는 사람은 자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저장해 둔 기억을 통해 자기 입장에서 설명을 한 거였어요. 그러니까 자신은 늘 익숙한 도로다 보니 카페나 식당 이름도 떠오르지 않았겠죠. 자동차 운전할 때 간판이나 이정표를 보고 따라가기도 하지만 익숙한 사람들은 익힌 감각으로 취하는 거 말이에요.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전달할 땐 좀 구체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었는데 말입니다.
나 또한 익숙한 방식의 경청, 의식대로 길을 찾았던 거지요. 이렇게 안내하는 입장과 듣고 해석하는 입장에는 보이지 않는 간극이 있더군요. 네비나 사람이 안내하는 내용을 곧이곧대로 믿어선 안 된다는 거죠. 받아들이되 나의 감각과 생각을 살려 자기만의 해석이 필요하단 -깨어있기-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