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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투케이 May 03. 2024

UX 리서쳐가 뭐에요?

절대 답하기 쉽지 않은 그 질문. 

60대 부모님도 30대 동생도 6살 딸아이도 내 직업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한다. 사실, 하나도 놀랍지 않다. 우리 가족 뿐만 아니라 처음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UXR (User Experience Researcher) 이라는 직업을 처음 들어봤다고 말하기를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같은 업계에 종사하는 디자이너나 엔지니어들조차 UXR과 일해본 경험이 없거나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주 간단히 정의하자면, UXR은 제품 및 서비스를 사용자 중심으로 개발하기 위해 연구하는 연구직이다. 연구직이다 보니 디자인을 하거나 코딩을 하는 개발자라고는 할 수 없다. 개발자가 이용자를 잘 알고 면밀히 연구하며 제품의 방향성을 잡아간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연구 경력이 없는 디자이너나 엔지니어, 혹은 프로덕트 매니져가 양질의 연구를 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따라서, 사용자의 이용행태가 복잡한 제품일 수록, 자본력이 뒷받침 되는 큰 회사일수록, UXR를 연구전문가이자 Though Leader로서 고용한다. 


여기까지 들어보자면, UXR은 연구에 대부분의 시간을 쏟는다 생각할 수 있겠지만...꼭 그렇지만은 않다. 얼마나 양질의 연구를 할 수 있느냐는 이 직업의 반도 차지하지 않는다. 구글 UXR의 Job Description을 예로 한번 보자 (참고자료).  


UXR의 직무를 표기하는 첫 단어로 "Influence"가 등장한다. 엄밀히 말하면 UXR은 연구를 하는 것이 목적이기 보다는 과학적인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통해 얻은 연구 결과를 제품 및 서비스 개발에 반영하고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럼 누구에게 영향력을 미쳐야할까? Influence 다음에 나오는 단어가 "stakeholders"이다. 연구는 당연히 사용자를 바탕으로 하지만 그 연구 결과는 팀에게, 주로 리더쉽이나, 디자이너, 엔지니어, 프로덕트 매니져 들에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한마디로 UXR은 연구를 동료들에게 잘 팔아 우리 프로덕트를 더 잘 팔리게 만드는 일종의 판매직인 셈이다. 따라서 연구를 얼마나 잘 수행할 수 있는지 만큼이나 연구를 내 팀 동료들에게 얼마나 잘 팔 수 있는지도 (Selling)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불과 몇 년 전, 팬데믹과 함께 온 테크 회사의 호황으로 UXR의 수요도 기하 급수적으로 늘었었다. 하지만 팬데믹이 끝나가며 연준의 이자율 인상과 함께 찾아 온 테크회사의 몸집 줄이기는 UX도 피해갈 수 없었다. 아니, UXR은 애초부터 경기침체를 피해갈 수 있는 직종이 아니다. 테크 회사는 엔지니어와 디자이너 없이는 존재할 수 없지만, 소프트웨어의 방향성과 전략을 이끄는 연구자 없이는 존재할지도 모른다. 아마도 CX (Customer Experience)팀 아니면 데이터분석가(Data Analyst)팀 그것도 아니면 리더쉽이 그 방향성을 이끌 수 있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최근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UXR의 인력이 급격히 줄어들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 직업이 사라지기 전까지 우리의 가치는...사용자를 깊게 이해하고 공감하는 경청자이자 그들의 니즈와 행동패턴을 분석하는 과학자이자 제품의 뱡향성을 개발자들에게 호소하는 판매자로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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