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와 함께하는 테니스 이야기

어깨 힘 빼기

by 조원준 바람소리

진심을 빼기

퇴고




망설임과 욕심만 하루에 9만 리를 날고 있다.

출간을 향하는 원고의 머리말과 맺음말을 갈아엎으며 그렇게 중얼댄다. 초고부터 따지니 6번째 버전이다.


단독 단행본은 처음이라 그런지 머리말과 맺음말이 책 전체의 퇴고처럼 여겨진다. 햇병아리 작가의 퇴고는 대체 어때야 하는 걸까 ㅜㅜ


퇴고란 결국 덜어내기라는 귀한 말을 들어왔다. 욕심을 덜어낸다는 말일 테다. 가장 가벼운 욕심은 문장과 구성의 욕심이다. 그 마음이 마음의 욕심이지 싶다. 마음의 퇴고는 성찰이라 부른다. 둘 다 애초 내 것이 아닌 걸 덜어내는 일이다 그나마 할 만하다.


가장 어려운 퇴고는 내 것 같은데 덜어내는 일이다. '나의 진심' 만큼 무거운 욕심이 없다. 그러나 가장 진정성 있는 퇴고는 진정성을 덜어내는 일이 된다. 결국 퇴고는 온 힘을 다해 힘을 빼는 일이다. 그제야 탈고할 수 있지 않을까.


'진정성을 내보이자.' 늘 붙들리는 말. 진정성을 향한 반복된 집착은 내 진정성을 오롯이 확신하지 못하는 탓일까. 진정성의 진정성과 깊이와 명료성을 향하는 끝없는 회의가, 감당하지 못할 진정성에 붙들리게 한다. 바닥 모를 진정성의 늪.


[中略]


숏다리가 진정성의 늪에 잠기면 발이 안 닿아 숨 막혀 죽는다. 첫 책, 두 번째 책, 그리고 세 번째 책... 그렇게 롱다리가 되어갈 것이다. 발 딛고 감당할 수 있는 진정성의 깊이도 따라서 두꺼워지지 않을까. 그리 믿고 소망한다.


진정성을 부르려 하지 말고 진정성의 부름에 응답하기. 독자에게 지금의 내 다리의 길이만큼, 딱 한 줄로 자신 있게 정리되게 전하겠다는 마음가짐. 그만한 진정성이 있을까 나머지는 온 힘을 다해 뺄 수 있기를.


-브런치 작가 무당벌레 님의 글




어깨 힘 빼기,

스트로크의 완성...


글쓰기에서 '퇴고를 잘하기 위해서는 애초에 욕심을 덜어 내야 한다'는 말은 테니스에서 수도 없이 들어온, ‘좋은 샷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어깨에 힘을 빼라’는 소리와 똑같다.


상대와 스트로크 랠리 중 연결과 공격 사이에서 선택의 순간은 매번 찾아오고, 위닝샷에 대한 욕심이 마음 한구석에서 꾸역꾸역 올라온다.


찬스 볼에 욕심을 버릴 수 있을까?


- 한 방에 의존하지 마라

- 승부는 모 아니면 도가 아니라 모를 위해서 도를 가야 하는 것이다.

- 내가 원하는 샷은 강력하고 자유로우면서도 목적과 하나가 된 느낌을 받아야 한다.




하나의 글을 완성시키는 것을 퇴고라고 한다. 글쓰기에서 온 힘을 다해 힘을 빼야 만이 탈고할 수 있듯이 테니스도 쉽다고 여기는 볼일수록 마음을 비우고 어깨에 힘을 빼야 위닝샷이 만들어진다.


눈에 힘을 줘도 힘이 들어간다.

힘을 빼는 게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