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켓 메고 떠나는 테니스 여행

에스키모 벙개

by 조원준 바람소리


56년 만에 찾아왔다는 초겨울 한파 소식!!!

오호~! 무지 춥스춥스~

떠들썩한 기상특보대로 도심 주변은 차츰 얼려져서 강도 산도 추위에 꽁꽁~ 그야말로 거대한 냉동고 속으로 변해간다.

그 한파가 절정에 달한 휴일에도 어김없이 우리들의 일산모임이 열렸고, 김포 코트의 수은주의 수치는 영하 7~8도를 가리키지만 날씨에 개의치 않고 한 분 한 분 회원들이 계속해서 모여든 걸 보니 우리들의 체감온도는 아마 영상 20도 안팎으로 쾌적 지수를 나타내고 있지 싶다.

“每事食後樂”(매사식후락) 이라고

-근거가 전혀 없는 오자성어이며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에서 느낌을 따옴- ㅎㅎ


입이 먼저 즐거워야 몸도 따라 즐겁지 않겠는가? 나름 명분 삼아 위안을 해주는 운영진의 ‘다이어트 절대 사양’ 슬로건 아래 논둑길에 풀어진 모내기 새참처럼 점심과 간식이 맛나게 차려진다.


떡국 담은 그릇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처럼 우리들의 훈훈한 분위기는 항상 풍성한 음식들이 놓인 테이블 앞에서 옹기종기 모여 입을 풀면서부터 만들어진다. ㅎㅎ


우리 모두는 제철을 만나 물개와 연어를 잡으러 나가는 북극의 에스키모인이 되어 즐거운 마음으로 코트로 뛰어들고 냉기가 스며들어 조금은 무거워 보이는 노란 볼을 상대의 네트 위로 마음껏 날린다.

팡~팡~

파앙--------------------------


한편 이글루 안과 같은 라카에서는 다음 순번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입에서 수다들이 무차별로 발사되고,

“@@!~!!%%$###@!**&^%#$~!?”


와중에 때 이르게 찾아온 한파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을 해대니 서울/경기지역 스피드 지부장님께서 명쾌하게 해석을 해준다.


“니들~ 요새 와 이리 춘 지 아노?”

“거거슨 로시아에서 영하 40도의 찬 공기가 내려와서 근다카데~!”


그러자 누군가가 대꾸한다.

“서피드성~ 저... 거기가 로시아가 아니고 서베리아 아닙니까?...”

“야~! 니는 뭔 말이 그리 많노~”

“북쪽이면 다 거기서 거기 제~ 쯧!!!”

푸하하하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우리들의 모임은 한여름 섭씨 30도를 웃도는 도가니 속 같은 상황에서도 오늘처럼 혹한기에 기온이 영하 10도로 곤두박질을 하는데도 이루어진다. 연교차가 무려 40도 안의 만남이며 설령, 그 차이가 더 벌어진다 해도 이 즐거운 만남을 막을 수가 있을까?


오늘, 북극의 하루 같은 날씨 속에서도 평소 별 근심 걱정없이 사는 에스키모인의 마음씨를 갖게 해 준 일산 모임에 감사드리면서


오는 12월 16일 송년 모임에서도 어떤 날씨라도 포근하게 바꿔버리는 좋은 분들과 또 만나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것을 기대해 본다.


2011. 12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