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을 극복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
테니스는 참으로 복잡 미묘하고 어려운 운동이다.
우리 클럽의 랭킹 1위는 40대 초반으로 그분의 신체적인 여건은 훤칠한 키에 군살 하나 없는 근육질 몸매를 가지고 있다. 파워풀한 샷들이 거기에서 나오고 실제로도 클럽 내에서 테니스의 모든 기술적인 동작은 코치 선생님을 빼고는 최고다.
또 다른 한 분은 구력이 20년 이상은 되고 정석 폼은 아니지만 홈 코트에서만큼은 일명 겜돌이로 통한다. 하지만 게임 매너는 회원 대다수가 고개를 절레절레할 정도다. 그분이 왜 저러는지는 글쎄 어찌할 수 없는 천성이지 않을까?
가끔 랭킹 1위와 또 다른 상급자가 한 팀이 되고, 나와 좋지 않은 매너의 소유자와 한 팀이 되어 클럽 내 상위그룹으로 일컫는 네 사람이 복식경기를 할 때가 있다.
객관적인 전력은 랭킹 1위 조가 한 수 위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수 차례의 경기 결과는 우리 조는 거의 진 적이 없었고, 스코어도 크게 차이가 났다. 물론 우리 조가 게임을 잘 풀어나간 것도 있지만 결정적인 패인은 상대의 자멸이라 본다.
패배의 원인은 상대 팀 주 공격수인 랭킹 1위는 평상시에 매너가 좋지 않은 평을 들은 나의 파트너를 혼내주고픈 마음이 컸을까? 그분을 주 공격 상대로 설정하고 강타! 강타! 계속해서 후려 패듯 강타를 날리지만 차분하게 받아내는 상대의 여유로움에 더욱 어깨에 힘만 들어갈 뿐 흔들리는 마음이 읽어진다.
그 후 결과는 자명한 것, 볼 컨트롤이 되지 않아 멘털이 무너지자 그 영향으로 감정이 실린 볼은 네트에 걸리거나 라인 밖까지 쭉쭉 뻗어가는 2루타 성이 돼버린다.
'저 모습은 내가 몇 해 전 내가 했던 행동이었는데 지금 랭킹 1위 모습에서 다시 보게 되는구나. 저걸 잘 극복해야 하는데'
클럽을 떠나 외부로 시합을 나가면 다양한 사람들의 각각 다른 구질과 매너들을 접하게 된다. 그렇다고 본다면 클럽에서 미운 상대와의 게임이 밖에서 미리 겪는 경험이라고 여기면서 멘털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훈련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발상의 전환을 생각해 본다.
‘홈에서 이런 상황도 극복을 못 하면서 어찌 대외적인 경기에서 잘할 수가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면 그분을 상대할 때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지 않을까?
진정한 고수란 지독한 훈련으로 기술적인 모든 샷을 완성시키고 실전에서 어느 상황이든 마음 다스리는 타법을 구사할 수 있는 두 가지 능력의 소유자라고 생각한다.
마스터의 길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2006.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