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뉴얼이 있는지 맞추기 식 작성에 어이가 없어서 피식하고 웃음이 나옵니다. ‘하긴 이 사람들이 집단 상가의 조성 내용이나 돌아가는 형편을 알기나 하겠어?...’ 오히려 반문하니 자존심은 있어서 "알아 알아~ 다 아는 내용이니 묻는 말에 대답이나 잘해 부두목~!" 하면서 반 우격다짐으로 얼버무립니다.
몇 시간이나 지났을까?... 조서는 멋대로 꾸며지고 조직폭력으로 엮어버리는 핵심조항을 만들어서 거기에 서명을 하라고 합니다. 아마 강압적인 수사 같은데 오래전에는 이보다 더 강도 높게 수사를 받은 분들이 이런 부당한 처사에 얼마나 시달렸을까...
1. 기업 형 폭력조직 결성에 관한 조목
2. 조직 자금 마련을 위해 상인들을 협박하여 갈취했다는 조목
3. 말을 안 듣는 주동자 상인 몇 사람을 폭행 사주했다는 조목
그 외 구질구질한 사항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억지스러운 내용으로 빼곡히 적혀있는데...
"저기~ 수사관님~!! 이건 아닌대요 못 찍습니다~~!!"
"내 손모가지 비틀어서 강제로 지장을 찍게 하면 몰라도 아닌 건 아닌디~"
"차라리 당신네들 실적 때문에 그런다면 그냥 빵에 보내 버리지 그라요~~"
경찰 내부의 사정을 대충 모른 바 아니나 강제로 받는 조서에 대해 어처구니가 없다.
'새끼들... 엮으려면 확실하게 좀 하지 이렇게 부실하게 조사하기는...'
"그럼 세 가지 항목 삭제하면 서명할 거요?..."
"그럽시다..."
'당연하지 인마~ 세 가지 빼면 맹탕인데 뭔 죄가 성립이 되겠냐~'
내일 아침에 다시 조사한다고 일단 대기하란다.
대기실로 가는 도중에 수사 의뢰를 주도했던 몇몇 상인들과 복도에서 마주치는데... 대다수가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외면하듯이 지나칩니다.
'이건 또 뭐야?... 원래 죄를 지은 자가 고개를 못 드는 법 아닌가?...'
'그런데?... 나를 이렇게 만들어서 미안하단 표신가?...'
'이분들도 참...'
'니기미...'
'이 세상은 뭘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사는 걸까?...'
욱하고 받치는 성질에, 낯선 환경, 폐쇄공포증까지 작용하니 억울함에 화가 차츰 끓어오르는 노기로 변하는데 잠이 올 리가 만무합니다.
오늘 주말인 데다 날씨도 너무 화창한 가을날인데 나는 끝내... 테니스를 못하고 마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