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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준 바람소리 Nov 13. 2024

모임과 시합 이야기...

2024. 덕산 가을 이벤트...

         

해마다 가을이 되면 찾아가는 충남 덕산클럽. 그곳의 코트에서 열리는 테니스 이벤트는 올해로 벌써 8년 차가 되었다.     


올여름 유난히도 긴 더위 탓에 자연도 지쳤는지 가을산의 단풍은 예전만 못하지만 단풍보다 더 고운 것은 세월이 가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가족처럼 반겨주는 변치 않은 덕산클럽의 인심이다.     


먼저 도착한 동탄 식구들이 몸풀기 랠리를 하는데 예사롭지 않은 실력에 눈길이 한참 머문다.  새로운 만남은 반갑기 그지없고, 상쾌한 탄산수처럼 모임에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이제 이벤트가 시작된다. 코발트 빛 가을 하늘은 더없이 높고 푸르러 마치 바다인 양 모두가 해변의 백사장을 밟듯이 코트로 뛰어들어 펼쳐지는 라켓의 향연이 참으로 볼 만하다.      

경기에 임하는 마음자세는...

대회에 나가서 입상이나 우승을 목표로 삼아 실전 경험을 쌓기 위하여,

승패나 우열의 가림보다는 즐기는 테니스로 건강과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

테니스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함께하려고, 각기 추구하는 바는 다르다 하더라도 어쨌든 테니스로 하나가 되는 시간이고 우리들이다.

메인이벤트가 끝나고 석양을 등에 지고서 사과밭으로 향한다. 카메라에 초점이 모아지는 찰나는 수줍게 달린 사과와 함께 마음이 하나로 익어가는 시간이다.  

오늘 마지막 이벤트 뒤풀이 잔치 상에 오른 도톰한 삼겹살이 노릿하게 익어가는 동안에 테이블마다 부딪치는 술잔과 넘쳐나는 대화로 마무리 짓는다. 이제 마치는 시간, 모두 모여 담는 사진 한 컷으로 덕산 이벤트가 막을 내린다. 

끝으로 코트 세 면과 주변시설을 하루종일 사용하게 해 주신 덕산클럽의 최도수 회원과 회원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개인 소회(所懷)...


오늘 아무도 알아주지도 않는 부상을 안고서 KDK 방식으로 진행된 4게임을 소화했다. 1 무 3패의 성적을 받았지만 마음이 흐뭇하니 이런 상태가 테니스 무릉도원에서 노니는 신선놀음이 아닌가 한다.


최고수와 파트너 한 게임은 마치 36년 전 초보 시절에 라켓만 들고 전방만 바라보는 모습이 떠올라 감회가 새롭다. 한때는 초특급열차 통일호였으나 세월이 기차 바퀴를 녹슬게 하였는지 눈앞에서 고속주행하는 KTX를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상태가 돼버렸다.       


이도저도 다 초월할 수가 있으니 이 또한 즐테를 추구하는 한 사람으로서 선의 경지에 이르렀다 하겠다.


2024.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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