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도ㅣ20년 뒤에, 다시 보자

by 온도계

스스로에 대한 의구심이 솟구칠 때

걷잡을 수 없는 두려움이 스며들 때

나의 마음을 다잡는 말이 있다.


20년 뒤에 보자.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며,

세상을 향한 외침이다.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지만

그 길을 걸어온 나는

발자국의 깊이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비 오는 날에도 지워지지 않던

한 번의 발자국을 기억한다.


종종 상상하곤 한다.


5년, 10년 뒤

아침에 원두를 갈고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있을

나의 모습은 어떨지,

어떤 얼굴로 지금의 나를 바라볼지.


미래에서 기다리고 있을

낯선 나에게 다가가는 이 시간은

넘기고 싶은 책의 한 페이지 같지만


10페이지 다음은 11페이지듯이

한 페이지에 남겨진

나의 시절들의 이야기는


오늘의 낯선 나를

마주하는 시간이기도 했기에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낯설지만 익숙한

내일의 나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20년 뒤에,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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