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도ㅣ숫자에 갇힌 시간

by 온도계

시간은

숫자의 연속이며

끝없는 반복이다.


달라지길 기대하면서도

반복되는 일상에

체념한다.


늘 그렇게

시간을 탓하고

환경을 탓하다가


이제는

나를 탓한다.


나무도

아름답게 자라려고

차가운 가위에

제 가지를 맡길 줄 아는데


가시 하나 찔리기 두려워

피 한 방울이 울음바다가 되는 걸

마다하지 않았다.


아픈 줄 알아야

회복되는 법을 배우고

성장할 텐데.


제자리였던

나에게


이제야

작은 상처를 허락한다.


또다시

숫자에 갇혀

세상을 탓하기 싫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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