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공간을, 공간이 시간을 통제하는 순간
그 지배력은 내가 믿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정체성’을 잃은 무기력한 존재로 만든다.
그런 ‘나’는 조금씩 아름다움을 잃어가다가
그저 눈앞에 놓인 수많은 문을 두드려대며
두려움에 휩싸인 채
고통의 문 앞에 자리 잡는다.
환경을 이겨내려는 스스로의 채찍질에
남은 것은 무엇이던가?
고단함의 먼지를 씻으려 거울을 바라보다
이내 채워진 내 한숨의 입김은
나를 더욱 흐릿하게 했다.
원래 흐릿했던가 싶은 모호함을 넘어
손으로 거울을 닦아보니
애처로워 보이는 나약한 의지가 보였다.
적어도 그 순간에는 왜곡되지 않은 채
스스로를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진실‘ 앞에서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