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도ㅣ보통

by 온도계

혼란과 걱정이 뒤엉켜 무엇인지 모르는 세상에서

‘맛있으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에

무엇을 먹고 있는지도 새까맣게 잊고 살 때가 많다.

적당한 게 좋은 것이라는 말도 일리가 있지만

적당히 사는 것도 버거워지는 요즘인 듯하다.

남들과 같이, 서로 부딪히지 않게

잘 어우러지는 하루의 시간을 보내고 나면

잘 살았다는 안도감보다 ‘오늘 뭐 했지’ 하는 생각에

스스로를 괴롬의 문 앞에 놓아두곤 한다.

적당하게 살면 개성 없어 보이고,

개성을 찾아가자니 내 개성이 무엇인지 몰라

더 혼란스러워하는 자신을 두고 볼 수 없어

‘보통’의 시간으로 되돌려버리는 오늘.

‘보통’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이 아닌

보통의 색깔과 온도를 되찾는 시간이었음을

잊지 않았으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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