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나 2
개요 애니메이션 미국/캐나다 100분
개봉 2024년 11월 27일
감독 데이비드 데릭 주니어 David Derrick Jr
1. Opening 오프닝
영화는 모아나가 바다에서 돌아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파도와 친구가 되어 그녀는 배를 몰고 마을로 들어온다. 전편의 소녀에서 이제는 책임감을 짊어진 젊은 리더가 된 그녀. 발걸음 하나하나에 바다의 용감함과 햇살의 따뜻함이 동시에 묻어난다. 배 위의 물방울이 태양을 담아 반짝이고, 아직 회복되지 못한 마을의 흔적과 다시 살아나는 집들이 교차하며 화면에 담긴다. 이 오프닝은 단지 귀환이 아니라 변화의 시작이다.
1편과 다른 것은 모아나의 눈빛이다. 이제 그녀는 단순히 바다의 부름을 따라간 소녀가 아니다. 그 부름을 온몸으로 견디고 돌아와 다시금 바다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 리더이다. 그녀의 어깨 위에는 마을 사람들의 기대와 두려움이 동시에 얹혀 있다. 전편에서 다소 장난스러운 동료였던 닭 ‘헤이헤이’와 돼지 ‘푸아’가 여전히 곁을 지키고 있지만 이번 여정에는 새로운 얼굴들이 합류한다.
특히 모아나의 3살 배기 동생 시메아는 특유의 사랑스러움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나로와 마탕기가 있다. 나로는 모투페투 섬을 침몰시키고 인간 세계와 섬들을 단절시킨 사악한 폭풍의 신이다. 번개와 태풍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바다와 땅에 위협을 가한다. 그는 힘과 파괴를 상징하는 절대 악으로, 모아나와 마우이, 그리고 동료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거대한 장애물이다. 마탕기는 나로의 하수인이자, 마법과 속임수에 능한 박쥐 마녀로 등장한다. 뛰어난 지략과 냉철한 계산으로 나로의 계획을 보조하지만, 나로의 극단적 행동에 불만을 품고 있어 모아나 일행이 탈출할 수 있도록 내심 돕는 복잡한 면모를 지녔다. 거대한 괴물 같은 존재로서 화면에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다. 바다는 여전히 모아나와 대화를 나누지만, 이번에는 더 거칠고 묵직하다. 파도는 장난처럼 손을 내미는 대신, 경고처럼 벽을 세우기도 한다. 오프닝의 모아나는 그 벽 앞에서 주저앉지 않는다. 그녀는 과거의 모험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귀환은 곧 출발이며 귀향은 곧 떠남이다. 새로운 캐릭터들과 함께 하는 이 시작은 모아나의 시선 너머에 ‘더 깊고 낯선 바다’가 있음을 예고한다. 바다와 조화롭게 살아온 이 땅, 그리고 이제는 그 너머로 이어질 세계. 오프닝은 그 문을 여는 첫 장면이다.
2. Mission 미션
모아나의 새로운 미션은 구원이 아니라 회복이다. 이번에는 한 영웅이 세상을 바꾸는 서사가 아니라 부서진 세계와 마음을 꿰매는 여정이다. 조상들의 유령 같은 부름이 바람 속에서 그녀를 깨우고, 잊힌 섬'모투페투(Motufetu)'를 되살리라는 소명이 내려온다. 폭풍의 신 '나로(Nalo)'는 섬을 바다 밑으로 가라앉히고 인간과 바다의 연결 고리를 단절시킨 자이다. 모아나는 다시 마우이(Maui)를 찾아 나서고 함께하는 새로운 선원들과 배를 띄운다.
그러나 이 모험은 단순한 항해가 아니다. 잃어버린 전통, 사라진 항해술, 단절된 문화, 그리고 바다와 인간의 오래된 관계를 되찾는 여정이다. 그리고 그 길목마다 닥쳐오는 것은 파도와 폭풍만이 아니라 모아나 안에서 흔들리는 두려움, 리더로서의 압박, ‘나는 충분히 할 수 있는가’라는 자기 의심이다. 그래서 그녀의 미션은 용기를 시험받는 전장이자 과거를 복구하고 미래를 엮는 직조의 순간이다. 바다의 어둠 속에 뛰어들어 실을 하나하나 손으로 꿰매는 일, 그것이 곧 모아나의 길이다.
영화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다. 마우이의 장난스럽고 허풍 섞인 농담은 파도처럼 긴장감을 깨뜨리고, ‘헤이헤이’는 여전히 엉뚱한 모습으로 웃음을 터뜨린다. 특히 새로운 캐릭터들의 면모는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는다.
하지만 이 여정이 아이들만의 눈요기 모험으로 끝나지 않는 것은 영화가 던지는 교훈 때문이다. 모아나의 항해는 곧 자기 자신을 회복하는 길이기도 하다. “섬을 구하는 일은 곧 우리 자신을 구하는 일”이라는 메시지는 어른들에게는 지구 환경과 공동체의 회복이라는 묵직한 울림을 남기고 아이들에게는 서로를 돌보는 용기와 우정의 가치를 알려준다.
또한, 모아나는 단순히 영웅이 아니라 ‘실패하는 리더’로서의 얼굴을 보여준다. 항해 중에 길을 잃고, 선원들과 갈등하며, 때로는 좌절에 무너지는 그녀의 모습은 완벽한 주인공의 전형을 거부한다. 그 대신, 넘어지고 흔들리면서도 다시 일어서는 모습이 오히려 어른들에게 더 깊은 공감을 준다. 아이들이 모아나를 보며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는다면, 어른들은 그녀에게서 ‘아직도 늦지 않았다’는 위로를 얻는다.
결국 모아나의 미션은 잊힌 섬을 되찾는 서사가 아니라 모두에게 자기 자신과 세계를 다시 꿰매야 한다는 사명을 일깨우는 여정이다. 웃음과 눈물, 실패와 희망이 교차하는 그 길 위에서 관객은 아이든 어른이든 자신만의 바다를 건너는 모험가가 된다.
3. 빠른 전개와 개성적인 캐릭터
Moana 2는 페이스가 빠르다. 바람이 배의 돛을 채우듯 이야기의 흐름이 쉼 없이 움직인다. 새로운 항해, 새로운 인물들이 바다라는 거대한 배경 속에서 서로의 모양을 비춘다. 캐릭터들은 단순히 배경의 일부가 아니라 바람을 가르고 파도를 헤치는 물결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가진다. 예전의 모아나가 바다를 배우는 소녀였다면 이번엔 바다를 이해하고자 갈망하는 지도자이다. 마우이는 전편에서의 기대와 안전을 넘어 더 복합적인 존재로 확장된다. 악당 나로는 그림자만이 아닌 ‘분열’을 상징하는 폭풍 자체이다. 자연의 파괴자이자 전통문화의 위협이다. 전개가 빠르지만 캐릭터들이 허술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각각이 바다의 일부이고 풍경의 일부로 살아 움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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