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구 에밀리 그녀의 남편 금발의 사나이
스탈린이 맺어준 인연
나의 소중한 친구 에밀리는 타향살이를 견디게 해 주는 존재다. 에밀리는 프랑스의 정치 관료들을 배출해 내는 그랑제콜 중 하나인 시앙스포에서 스페인어 교수로 일하고 있다. 에밀리와 친해진 계기는 운동이었다. 난 출산 후 임신 후유증으로 몸무게가 20킬로 넘게 증가해서 체중관리가 시급했다. 건강에 위험 신호가 켜져서 타의적 반, 자의적 반으로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살을 빼는데 운동이 최고라고 생각했고, 운동 중에서도 달리기만큼 효과가 좋은 것은 없다고 믿었다. 거의 2년 동안 주 3일 마침마다 규칙적으로 조깅을 했다. 체중은 정상으로 돌아오고, 운동은 이제 취미가 되었다. 에밀리도 조깅을 좋아하는데, 뛰다가 서로 얼굴을 알아보고 인사하고 같이 뛰다 보니, 약속을 잡고 처음부터 함께 뛰기 시작했다. 에밀리는 우리 큰아들 반 친구의 엄마였고, 사는 곳도 걸어서 오분 거리일 만큼 가까웠다.
조깅 코스는 보통 8킬로 정도 되는데, 둘이서 뛰면 한 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체력이 좋을 때는 좀 더 빠른 시간에 완주할 수도 있다. 규칙적인 시간에 매주 만나서 한 시간 정도 함께 뛰다 보니,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녀의 남편은 체코 사람인데 Légion étrangère 외인부대 출신이라고 했다. 체코도 북한과 체제는 완전히 달랐지만, 거기도 스탈린 영향 하에 있던 나라라서 공감할 수 있는 점이 많았다.
어느 날 에밀리 부부와 나는 시간이 맞아서 정해진 코스를 함께 뛰기로 했다. 만나서 몸풀기 준비 운동을 각자 하고 있었는데, 세상에나! 저 파란 눈의 금발 사내가 움직이는 신체 각도가 검은 머리에 작은 체구를 가진 나의 움직임과 비트가 너무 닮았다. 서로 눈을 마주치고, 당황스러움에 살짝 웃어 보였다. 그 모습을 본 에밀리가 깔깔깔 웃으며 말했다. “너희들 뭐야? 군인이야?” 에밀리의 신체 움직임은 너무나 자유분방하고 느슨했고, 우리의 신체 반응은 너무나도 각도가 잡혀 있었다.
이런 젠장! 오 마이 갓!
스탈린이 우리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그 순간 김일성은 이런 체조 하나 못 만들어서 스탈린에게서 배워 왔나 싶었다. 그 일을 계기로 우리 가족은 서로 친해졌다. 서로의 집으로 가서 아페로도 먹고 체코 음식도 먹어보고, 우리 집으로 데려다 한식도 대접했다.
에밀리는 나의 친구이자 스페인어 교수이다. 그녀는 프랑스의 정치 관료들을 배출해 내는 그랑제콜 중 하나인 시앙스포에서 일하고 있다. 그녀는 체코 사람인 남편과 결혼했고, 두 아들을 둔 엄마다. 그녀는 운동을 좋아하고, 특히 조깅을 즐긴다. 그녀와 나는 운동을 통해 친해졌고, 서로의 문화와 음식을 공유하며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녀는 밝고 유쾌하며, 자유분방한 성격이다. 그녀는 스탈린 시대의 체코의 역사에 대해 많이 알고 있으며, 나와 공감할 수 있는 점이 많다. 그녀는 나에게 많은 위로와 도움을 주는 소중한 친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