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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경 May 15. 2024

미개 시대

그 시대는 남녀차별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그 시대는 신분차별이 당연했기 때문에, 그 시대는 인종차별이 만연했기 때문에, 그 시대는 계급차별이 기본이었기 때문에 당시 시대상을 감안해서 개인 언행을 평가해야 한다. 라는 말을 곱씹으면 섬뜩함이 터져 나온다.


지금 이 시대도 혹시 '그 시대'가 아닐까 염려한다. 나도 미개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물론 사회 제도적 토대 위에 존재하는 사회적 개인인 나 또한 사회 문화나 시대 을 초월 수 없다. 하지만 내가 일상에서 버릴 수 있는 미개함이 분명 있다. 그러므로 당연한 것이 합당한 것인지 의심해 보곤 한다. 역사 걸어온 길과 시대가 나아가는 방향을 떠올다.


나 하나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 내가 없으면 세상도 없다. 각자의 신념과 원칙이 중요하고 소중하다. 폴 오스터의 말대로 '세상은 내 머릿속에 있다. 내 몸은 세상에 있다.'


 넘는 것이 싫. 몰상식을 혐오한다. 동시에 내가 타협하지 않고 지키려는 선과 상식 합당한지,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과 같은의심해 본다. 세상에 원래 그런 것은 없고 당연한 것도 없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에 확신이 필요할 땐 과거를 되돌아 흐름을 본다. 왜 그 시대엔 미개함이 당연했는지, 그 시대에 당연했던 미개함을 지금은 어떻게 미개하다고 인식하고 벗어날 수 있었는지 말이다. 당시에는 그랬는지 원인을 알고 이해하려시대적 배경을 알아야 한다. 이후 전환된 시대를 불러온 동력을 알려면 동인부터 파악해야 한다. 역시 읽고 쓸 것들은 읽고 쓸수록 넘친다.


개인을 평가할 때 당시 시대상을 감안하는 것에서 멈추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더 나아갈 수 있다. 개인에게 필요한 건 매 순간 당연했던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일이다. 합리적 이유 없이 예전부터 내려온 것을 구성원이 생각 없이 이어가기 때문에 미개함이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가 일상 곳곳에서 미개함을 의심할수록 '그 시대'는 빠르게 종식된다.





* 사진 : Unsplash의 D A V I D S O N L U N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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