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4.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비보를 접할 때면 명복을 빌며 생각한다. 현재를 살아야 한다고. 신세 진 것이 있으면 감사를 표하며 보답하고, 잘못하거나 미안한 일 있으면 즉시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허망한 죽음은 나에게도 찾아올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무한히 살 것처럼 현재를 대한다. 과거에 잠식되고 미래를 쫒는다. 과거에 매일수록 남는 것은 무의미한 후회이며, 미래를 떠올릴수록 느는 것은 불필요한 고민뿐이다.
하지만 반추와 걱정으로 위험에 대비해 살아남은 인류 DNA가 내게도 있다. 군상에 휩쓸리다 보면 죽음이 나에게는 예외적인 사건이라고 착각한다. 나의 오늘은 내일에도 계속될 것처럼 오늘을 산다. 하지만 나는 과거를 되돌릴 수 없고, 내가 확언할 수 있는 미래는 죽음 외엔 없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