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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상(虛想)혹은 허상(虛像)

이야기의 시작

by 주경


공허가 숨을 먹는다. 갈망하던 가치가 허상이라는 실상을 알았을 때다. 기대지 못해 어둡다. 불안이 엄습한다.

눈을 감아 버린다. 기대지 않는다. 불안의 원인은 어둠이 아니다. 기댈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난 뒤 엄습하는 공허다.

다시 눈을 감는다. 공허는 없다. 가치에 기댄다는 것은 허상이니까. 허상이 허상이라는 사실만이 실상이기에, 허상들 꾸준히 기생다.

불상에 절한다. 부처에 닿을까. 관심 없다. 우리에겐 불상이 더 재밌으니까. 이야기를 보란듯이 탐닉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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