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간-내 집, 내 방, 그리고 우리 가족

가장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곳

by 글쟁이게이머 L군

저와 Y양은 둘 다 양가 부모님과 제법 가까운 곳에 살고 있습니다. ‘결혼하면 부모님과 적당히 떨어져 사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가 있고, 그것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희 부부는 이렇게 가깝게 사는 것도 여러모로 이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라는 상황에서는 정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니까요.


다행히 저와 장인장모님, Y양과 제 부모님과의 사이는 원만한 편입니다. 그래서 제법 자주 찾아뵙는 편인데, 그럴 때마다 저희가 결혼 전에 사용했던 방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사용했던 물건들도 거의 그대로 있는지라 편하거든요.


그래서 명절이라던가 이런저런 이유로 부모님 댁에서 하룻밤 묵어야 할 때도 그 방에서 예전처럼 휴식을 취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느낍니다. 이번 명절에도 느끼게 되었죠. 이제 더 이상 그 공간은 ‘우리 집’이 아니라는 사실을.


물론 불편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결혼 전까지 계속 지내왔던 ‘내 방’이니까요.

하지만 결혼을 하면서 ‘분가’를 하고, 아내와 함께 하나의 ‘가정’을 이루고 ‘우리 집’을 만들었습니다.

거기다 지금은 멋진 아들까지 생겼죠.


그렇게 ‘우리 가족’이 살아가는 곳이 ‘우리 집’이 되었습니다.

'우리 집'이 저와 제 가족이 온전히 휴식을 취하는 장소죠. 물론 부모님은 여전하시고 제 방도 여전합니다. 딱히 서로 사이가 나쁜 것도 없습니다. 자랑은 아닙니다만 지금은 제법 행복한 부모자식 사이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아마 저와 아내인 Y양이겠지요.

Y양 또한 비슷한 소감을 말하더군요. 이제 ‘우리 집’은 ‘우리 가족’이 함께하는 공간이 유일하고, 그곳에서 우리 가족은 최고의 휴식을 누릴 수 있는 것 같다고요.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조금 섭섭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저는 그다지 나쁘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저와 Y양이 나름 화목한 가정을 일구고 있다는 증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언제가 될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우리 아들이 훗날 ‘자신의 가족’을 일구었을 때도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저희 부모님이 ‘우리 가족’을 축복해 주시는 것처럼, 저 또한 ‘아들의 가족’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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