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잠은 주무세요.
게임에 관련해서 자녀(혹은 배우자)가 과몰입하는 것을 우려하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게임=나쁜 것, 게임=시간낭비 같은 이미지가 아주 강한 경우가 많습니다.
전자는 그렇다 치더라도, 후자는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긴 하죠. 원래 취미라는 것 자체가 시간을 낭비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문제는 해야 할 것을 하지 않고 자꾸 놀거나 딴짓을 하려는 무책임한 태도겠지요. 흔히들 그럽니다. 할 일 다 해놓고 게임하면 누가 뭐라고 하냐고. 그런데 할 일 다 하고 게임해도 혼이 나는 사람들을 저는 참 많이 봤습니다. 본인들은 납득이 가질 않겠지만, 게임 옹호자(!)인 저조차도 ‘그건 좀…’ 싶을 때가 많다는 게 또 흥미로운(?) 부분이죠. 왜냐하면 휴식 시간을 줄여서 게임하는 경우가 참 많거든요.
세상은 참 바쁘게 돌아갑니다. 학생이든 취준생이든 직장인이든 전업주부든, 아침에 눈 뜨고 이것저것 하고 나면 어느새 잘 시간이 되어버리는 것이 우리네 일상이죠. 그렇게 조금 쉬나 싶으면 또 다음 날의 일상으로 넘어갑니다. 당연히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좀 풀고 싶죠. 하지만 시간이 너무 부족합니다. 잠을 자면 육체적 피로는 그럭저럭 풀릴지 모르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쌓여만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는 시간을 줄여서 놀게 됩니다. 퇴근하고, 학원 마치고, 아이들 재우고 몰래몰래 게임을 합니다. 신납니다. 재밌습니다. 그런데 뒤통수가 따갑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화내면 무서운 분이 노려보고 있습니다. 지금 시간이 몇 시인 줄 아느냐는 질문이 날아옵니다. 시계를 보니 어이쿠 이미 새벽이 된 지 오래입니다. 결국 다음날 수면 부족으로 끙끙거리면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런 모습을 몇 번 보게 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솔직히 저 같아도 ‘어휴 저 놈의 게임’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것 같습니다. 그리고 완성이 됩니다. 게임하는 모습만 보면 짜증 내는 부모님배우자 기타등등이 말이죠.
사실 이 부분은 정확하게 어떤 게 옳다그르다라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너무 많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건강 해칠까 봐 좀 쉬었으면 하는 걱정이 잘못된 것은 아니니까요. 그리고 스트레스를 풀고 일을 더 잘하기 위해 취미라도 조금 즐기고 싶다는 그 마음도 결코 틀린 것은 아니죠.
이런 문제로 트러블을 겪고 계신다면, 그래도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 하나 있기는 합니다.
그건 바로 ‘그래도 잠은 주무세요’라는 흔해 빠진 말이죠.
다른 건 몰라도 수면을 줄이는 것은 건강문제로 직결되는 만큼, 최소한의 수면시간은 확실하게 확보해 두실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게임하는 것이 걱정되는 분들에게도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또 저런다고 화를 내기 전에, ‘얼마나 힘들면 저럴까’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 먼저 건네주셨으면 합니다. 그것 만으로도 상당 부분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도 낮지 않거든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