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 당신은 지금 하늘에서 신을 위해서 요리를 해 드리고 있겠죠?
그 요리를 맛보는 하나님은 행복해하시겠지만,
우리는 당신을 너무나 그리워하고 있어요.”
“나는 지금 여기에 두고 가신 양념통들을 만져보고
향기를 맡아보며 옆에 계신 듯 느껴보려 해요.
내 옆에서 지켜보고 계실 거라고 믿으면서요,,,“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바이올린리스트 마빈은
이렇게 요셉에게 편지를 썼다.
비어 있는 주방에서 평상시 요셉이 요리하던
조리대를 천천히 둘러보며 눈물을 뚝 뚝 흘리며
편지를 써 내려갔다.
마빈은 우리 식당에 자주 찾아오시던 빈필하모닉과
비엔나심포닉 단원 등 많은 음악가들 중의 한분이시다.
그분은 음악에 특별한 재능이 있어서 어린 나이에 필하모닉 정규단원이 될 정도로 실력 있는 분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성품이 겸손하고 친절 한 분이라 요셉이 존경하며 참 좋아했던 손님이었다.
요셉과 마빈은 대화가 잘 통 하는지 만나면 둘이서
많은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재능을 진정으로
아껴주던 사이였다. 그리고 우리가 쉬는 날에는
구하기 힘든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정기 음악회
티켓등을 보내 주면서 우리를 초대해 주곤 하였다.
요셉이 떠난 뒤에도
“ 아픈 상처나 슬픔은 음악으로 치유가 된답니다”
하면서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너도나도 나와 우리
아이들을 특별한 콘서트에 불러 주었고 아직까지도
그 인연은 이어지고 있다.
요셉은 요리하는 걸 정말 사랑했었고, 요리사라는 직업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항상 이렇게 얘기하곤 했었다.
” 나는 다시 태어나도 요리사가 될 거야!
내 손끝을 통해 나는 내 손님들에게 행복을 드릴 수 있고,
요리는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낼 수 있으니
얼마나 멋진 직업이냐고!
같은 레시피를 사용해도
매번의 요리맛은 약간씩 다르게 나오거든!
외과의사 선생님들은 아픈 환자의 하소연을 들어줘야 하지만
나는 바로 내 앞에서 행복한 미소 짓는 손님들을 대할 수 있으니
너무나 보람 있는 직업이지! “
” 한국도 몇 년 후엔 요리사라는 직업이 아주 전망
좋은 인기 직종으로 뜰 거야.
일본만 해도 케이크등을 만드는 페이스트리셰프가
현재 인기순위 4등이라니깐! “
난 사실 그때는 그 말을 믿기가 어려웠다.
옆에서 보기에 정말 고된 일이었으니까.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 해야 하고
남들이 즐겁게 쉬는 크리스마스시즌등은
더 바쁘게 뛰어야 하는,,,
하지만 실제로 몇 년 후인 요즈음
우리나라에서 많은 뛰어난 셰프들께서 인정받으며,
떠오르는 스타로 활동하시는 걸 보면 요셉의 말이 옳았었다.
그이는 새로운 메뉴 창조를 위해 시간만 나면, 책 보고 연구하곤 하면서 끊임없이 노력했기에 셰프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었고, 여러 국제대회에서도 금상을 많이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요셉과 근무했던 젊은 요리사분들은 함께 일 할 때는 어려움이 때론 많았다고 한다.
그의 요리는 “럭비공” 과 같아서 어느 방향으로 튀어 나갈지 몰라서 어떤 작품이 탄생될지
짐작하기 힘들었단다.
다아 끝내 놓은 요리도 점검하면서 조금이라도
미흡한 점이 보일 때는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버려버리고 다시 하라고 할 때도 있어서
때론 정말 미웠다고 한다.
하지만 그 당시의 후배요리사분들은 이제
그 분야에서 뛰어난 지도자로 교수님으로 활동하고 계신 분들이 꽤 계신다.
그분들 중에는 아직까지도 우리 가족에게 연락을
주시며, 나와 아이들이 한국에 가면
꼭 시간을 내서 만나러 와주고, 맛있는 식사도
사 주시곤 하는 너무나 따뜻하고 고마운
분들을 뵈며, 나는 그분들과 또한 그러한
인연을 만들어준 아이들 아빠에게 감사를
드린다.
이 세상에는 좋은 분들이 참 많다고
감동을 느끼며,,,